미국-쿠바 대사관 54년 만에 재개설...경제제재 해제, 관타나모 부지 반환 등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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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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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14일, 아바나 미국 대사관 국기게양식

[사진=MSNBC 뉴스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과 쿠바가 20일(현지시간) 54년 만에 양국 대사관을 다시 열고 외교관계를 완전 정상화 했다.

이날 워싱턴 시내 쿠바 대사관에는 별들이 그려진 청·적·백색의 쿠바 국기가 게양됨으로써 새로운 미국과 쿠바 관계의 시작을 알렸다. 피델 카스트로의 공산혁명 이후 국교를 단절한 양국은 1977년 이익대표부를 설치해 영사업무를 담당해 왔다. 미국과 쿠바는 이날 기존 이익대표부를 대사관으로 공식 승격시키고 업무를 시작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대사관에서 국기 게양식을 주재한 후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쿠바 외무장관이 미 국무부 청사를 방문한 것은 1958년 이후 처음이다. 양국 장관은 회담에서 국교 정상화 후속조치를 협의했다. 회담에서 로드리게스 장관은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와 쿠바 관타나모의 미 해군기지 부지반환 등을 요구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봉쇄의 완전한 해제와 관타나모 부지의 반환, 쿠바 주권에 대한 존중, 쿠바인의 인적·경제적 손해에 대한 보상 등이 국교정상화로 나아가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케리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는 경제제재 조치가 곧 해제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관한 영구임대 조치를 바꿀 생각이 없다”며 반환 요구는 거부했다. 그는 "대사관 재개설이 두 정부를 갈라놓았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됐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대사관 재개설은 냉전이 오래 전에 끝났으며 양국의 이익은 서로 접촉함으로써 보다 잘 증진된다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외교관계 정상화에 불구하고 양국 간에는 이처럼 해결이 어려운 문제들이 놓여 있다. 쿠바는 경제적 배상 및 53년째 이어지고 있는 무역금수조치의 해제를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쿠바에 대해 인권문제와 민주주의의 개선을 촉구하는 중이다.

특히 공화당 대선후보를 비롯한 일부 미국 의원들은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의 해제 반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대 쿠바 화해조치 전반을 되돌려 놓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양국 장관은 새로운 관계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중대한 차이들이 있다지만 이러한 차이들에 대한 정당한 존중을 바탕으로 양국은 협력하고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어로 "우리는 이날 '7월20일'을 단절됐던 것을 이어가고 막힌 것을 열기 시작한 시점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는 8월14일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에서 국기게양식을 주재하기 위해 쿠바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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