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연구개발 인력 확대…수출 비중 10%까지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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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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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풍기 명가 ‘신일산업’ 정윤석 전무 인터뷰

  • "연말까지 경영권 분쟁 해결...내년엔 경영정상화"

정윤석 신일산업 전무가 2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신일산업 서울사무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신일산업]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시달리는 피M&A기업에게 남는 것은 부도나 상장폐지 둘 중 하나입니다. 청와대, 검찰, 법무부, 금감원 등에 탄원서를 내고 진정서를 냈는데도 M&A건은 시간이 걸린다는 말만 돌아옵니다. 적대적 M&A에 걸리면 70~80% 기업들이 죽는 데 이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22일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에 위치한 신일산업 천안공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윤석 전무는 이 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터뷰 내내 그의 표정만으로도 지난 2년간 적대적 M&A에 시달리며 겪었을 고충을 읽을 수 있었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7% 남짓의 삼성물산 지분을 가지고 합병에 반대하며 삼성물산 경영진들은 진땀을 빼야 했다. 그들은 2달여간 회사경영에 손을 놓은 채 해외 투자자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떠돌아야 했다.

만약 같은 일이 삼성보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서 벌어졌다면 어땠을까? 회사 전체를 집어 삼키려는 적대적 M&A로 이어졌을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일산업이다.

신일산업은 김영 회장을 포함한 최대 주주측 지분이 14.18%(22일 기준)이다. 반면 개인투자자 황귀남씨측 지분은 2014년 2월 첫 매수 이후 현재 13.17%다. 최대주주 측과 지분 편차는 1.01%포인트에 불과하다.

이에 신일산업은 황귀남씨 측과 경영권 분쟁 소송에 휘말렸고, 신일산업의 송권영 전 대표에 대한 직무와 김영 전 대표이사에 대한 직무, 정윤석 전무의 감사 직무 등이 정지돼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윤석 전무는 "지분을 사들이는 쪽은 동업을 할 수 있는 3가지 조건 중 어느것 하나 갖추지 못했다"면서 "돈이 많아 자본을 투자할 수 있거나 머리가 좋아 첨단 제품 개발에 역량을 쏟을 수 있거나 인재를 확보하고 있거나 이 3가지 중 어느 것 하나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경영권 분쟁 해소를 위해 우호지분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투자자들을 만나고는 있는데 이분들이 경쟁 상황이 끝난 후 들어오길 바라고 있다"면서 "연말까지는 문제를 해결하고 내년에는 경영 안정화 쪽으로 가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일산업의 지분을 사들인 황귀남씨측은 현재 신일산업 천안공장 부지의 땅 주인이었다.

그는 경매로 땅을 신일산업에 처분하는 과정에서 신일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 중이던 류승규 씨와 공모해 적대적 M&A를 추진했다.

적대적 M&A에 시달리며 정 전무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회사 이미지에 대한 흠집이었다.

신일산업은 국내 유일무이한 전통있는 소형가전 업체로 56년간 선풍기를 만들어왔다. 그만큼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높다.

정윤석 전무는 "대한민국에서 소형가전이나 전자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공장을 운영하는 곳은 몇 군데 안남았다"면서 "세계적인 대형 가전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있는데 소형가전쪽에선 테팔이나 필립스 같은 외국 기업이 장악하는 것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이 기술적으로 외국계 소형가전 업체에 뒤지지 않는데 마케팅 때문에 밀리는 것은 억울하다"면서 "혁신적인 제품으로 모든 가전이 신일산업으로 통하는 목표로 세계로 전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신일산업은 어려운 상황에서 연구개발 부문을 강화해 나가며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도모하고 있다. 신일산업은 지난해 연구개발 인력을 늘려 기존 12명에서 20명까지 확대했으며 천안 공장에 연구개발 센터도 만들었다.

서울 연구개발센터에서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 천안 센터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곳이다.

신일산업은 연구개발센터를 중심으로 선풍기 제조에서 더 나아가 정수기, 공기청정기, 제습기, 비대 등 환경가전 경쟁력을 확충해 점차적으로 수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정윤석 전무는 "2002년까지 만해도 매출 구조가 내수 50, 수출 50이었는데 중국 시장이 열리면서 점점 수출 수요가 줄어 수출을 중단하고 내수에 집중해 왔다"면서 "3년 전부터는 다시 수출을 계획해 해외 무역을 시작하고 있고 현재의 수출 비중 4~5%에서 올해 1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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