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한데 빚내서 주식투자 사상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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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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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기관이 모두 발을 빼고 있으나, 개인 투자자는 사상 최대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기관이 내놓는 매물을 자칫 상투에 잡았다가 개미만 낭패를 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돈을 빌려 주식을 매매하는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20일 현재 총 7조862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말 5조770억원에 비해서도 약 55%(2조7854억원) 증가한 액수다.

신용융자거래 잔고가 해마다 늘기는 했지만, 올해처럼 증가세가 가파르지는 않았다. 이 잔고는 2012년 말 3조8805억원에서 이듬해 말 4조1918억원으로 약 8%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4년 말에도 1년 만에 21% 남짓 증가했다.

신용융자거래로 사들이는 주식도 상대적으로 부침이 심해 공격적인 개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코스닥에 몰려 있다. 코스피 신용융자거래 잔고가 최근 3조7977억원을 기록한 데 비해 코스닥은 4조647억원으로 이를 웃돌았다. 증가율로 봐도 코스피가 2014년 말 대비 약 49%, 코스닥은 60% 늘었다.

그러나 대내외 정치·경제 변수나 증시 수급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 되레 빚을 내 주식을 산 개인 투자자만 물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증시 상승세는 6월 들어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중국 증시 추락,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꺾이기 시작했다. 외국인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외국인은 6월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531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도 1조3597억원어치 매물을 내놓았다. 개인만 이 기간 4조9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기관은 이날도 각각 3780억원과 27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423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처럼 증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가운데 2분기 기업실적 전망치는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을 출렁이게 할 미국 기준금리 인상도 예고돼 있는 상황이다. 돈을 빌려 산 주식 값이 마냥 오르기를 기대하기에는 증시를 둘러싼 여건이 어느 것 하나 녹록치가 않다.

신용융자거래가 늘어나는 이유를 양호해진 시장 건전성에서 찾는 의견도 있지만, 과열은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코스닥사는 최근 수년간 구조조정을 거쳤고, 자기자본이익률(ROE) 면에서 코스피를 웃돌고 있다"며 "실적이 상대적으로 괜찮은 코스닥사에 투자가 몰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실장은 "현재로서는 우려할 단계가 아니지만, 실적개선 없이 신용융자거래 잔고만 늘어난다면 위험 수준에 접어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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