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 산업의 대표주자인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두 자리 수 이상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업종 대표업체들의 실적 부진을 이어갔다.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가 선전했지만 불안감을 씻어주진 못했다. 매출의 증감보다 더 우려되는 점은 수익성 악화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 따른 내수심리 급락과 경기불황 지속, 엔저 지속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감소로 수익구조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는 연결기준으로 올 2분기 매출은 22조821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3%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 1조7509억원으로 16.1%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014년 1분기 이후 5분기 감소세를 이어갔다. 판매 대수도 123만2943대로 2.8% 감소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통과시킨 삼성물산의 2분기 매출은 6조2737억원, 영업이익 757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7%, 47.9% 줄었으며, LG상사도 매출 3조2029억원, 영업이익 303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5%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54.8% 감소했다.
2분기 들어 한국 대표 주력업종 업체들이 일제히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그동안 기업들의 발목을 잡아왔던 악재들의 영향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주에는 G4판매 부진의 영향을 받고 있는 LG전자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대규모 부실 공개가 임박한 가운데 조선업을 대표하는 현대중공업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일단 전망은 좋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어 제조업에 짙은 그림자를 씌울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에서는 기업들의 부진, 즉 실물 부문의 불황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9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30대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금융위기 등 과거에 경험했던 중대한 경제위기는 모두 금융부문에서 비롯됐으나 현재의 위기는 실물부문의 위축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실물부문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경제·산업구조 전반의 침하 현상을 동반하기에 방치할 경우 극복하기 힘든 불치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의 외침은 대답없는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 등은 여전히 대기업들이 엄살을 피운다고 여기고 우리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한국경제 전반에서 볼 때 기업들의 부진은 큰 사태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은 호실적을 기록해 업계에 위안을 줬다. SK하이닉스는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 4조6390억원, 영업이익 1조37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동기 대비 18.2%, 26.9% 증가했다. 또한 6분기 연속 영업익 1조원을 넘어섰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7076억원, 영업이익 4881억원으로 각각 12.2%, 199.3%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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