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편집국 모습. [사진= FT 영상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일본 대형 미디어기업 닛케이에 매각된다는 소식에 FT 기자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교육·미디어기업인 피어슨은 이날 오후 “FT 그룹을 현금 8억4400만파운드(약 1조5000억원)에 일본 미디어회사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런던 템스 강변에 있는 FT 본사 사옥과 주간 이코노미스트 지분 50%는 매각에서 제외된다. 이는 일본의 미디어기업이 외국 기업을 사들인 것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FT의 한 기자는 “매우 갑작스러운 발표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잠재후보 두 곳에 대한 얘기가 있었지만 (기자들의) 여론을 수렴할만한 충분한 시간은 없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1888년 4페이지로 창간한 FT는 1945년 경쟁지 파이낸셜뉴스를 합병했고 1957년 피어슨에 인수됐다. 피어슨의 전 최고경영자(CEO) 마저리 스카디노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FT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지난 2013년 1월 취임한 후임 존 팰런 CEO가 교육사업에만 전념하면서 FT 매각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앞서 FT는 “피어슨이 최근 몇 주간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인 악셀 슈프링어와 닛케이와 협상을 벌여왔다”면서 악셀 슈프링어를 유력 후보로 보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존 팰론 피어슨 최고경영자(CEO)는 매각 이유에 대해 “이제 글로벌 교육 전략에 100% 집중할 것”이라면서 “교육사업부문에 전념하기 위해 FT를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사업부문은 피어슨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그러나 그는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의 폭발적 성장으로 전환점을 맞은 미디어 환경 아래 FT가 글로벌 디지털 뉴스 기업의 일원이 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페이스북 등 같은 소셜미디어의 미디어 기능이 급부상한 뉴미디어 환경이 FT 매각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임을 내비친 것이다.
FT도 종이신문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 4월 말 현재 전체 유료가입자 72만2000명 중 온라인 유료가입자가 70%에 달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FT는 디지털 버전의 유료 독자를 약 50만명 확보하고 있으며 전체의 약 70 %를 차지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판 독자는 43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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