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내 남녀간 임금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우 남성과의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미 연방 노동부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미국 여성 근로자의 임금은 남성 근로자의 81.9%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분기 정규직 여성 근로자의 임금은 남성의 84% 수준이었다.
전체적으로 정규직 근로자의 주당 임금 중간값은 지난해보다 2.7% 상승한 801달러(약 93만원)였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886달러(약 103만원)로 3.4% 오른 반면 여성은 726달러(약 85만원)로 1.4% 오르는 데 그쳤다.
직종과 성별에 따라 다소 증가세를 나타내긴 했으나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 몇 개월 사이 나온 임금 자료들은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나타낸다.
미국 사회에서 시간이 지나도 가장 변하지 않는 것은 남녀간 임금격차다. 남녀간 임금격차는 매우 느린 속도로 줄어왔는데, 일부에서는 이 격차가 사라지기까지는 몇 세대에 걸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를 측정하기란 생각보다 까다롭다. 최근 노동부 자료는 근로시간과 직업의 종류에 따른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있다. 관련 조사에서는 통상적으로 35시간 이상 일한 경우를 전일제로 간주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 보고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주당 근로시간이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부의 2013년 자료에서도 주당 41시간 이상 일한 남성이 25%였던 것에 비해 여성은 14%였다.
특히 두드러진 것은 남녀간 근로시간과 임금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가 자녀라는 점이다. 실제로 20~24세 여성은 임금이 남성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자녀가 있는 35~44세 사이 여성들에서 임금격차는 눈에 띄게 커지고 이후 점점 더 벌어진다.
노동부 보고서에서는 인종과 교육수준에 따른 임금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정규직 흑인 남성의 주당 임금 중간값은 696달러로 백인 남성의 76.1%였다.
또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25세 이상 정규직 근로자의 주당 임금 중간값은 499달러(약 58만원)로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갖춘 근로자가 받는 1210달러(약 142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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