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3차 구제금융 협상이 협상 장소 이견으로 연기됐다. 협상은 27일까지 열리지 않을 전망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 유럽집행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 등 국제채권단 대표단은 협상 장소를 합의하지 못해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일을 미뤘다. EC 관계자는 “해결해야 할 보안상의 문제가 있다”며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그리스 아테네 중심부 신타그마 광장 인근의 아테네 힐튼 호텔에서 머물며 구제금융 협상을 벌여왔다. 신타그마 광장은 그리스 의회의 1·2차 개혁법안 표결 당시 시민 1만∼2만명이 모여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인 장소다. 이에 그리스 정부는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정부 청사에서 멀리 떨어진 아테네 외곽 호텔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내용 선정도 순탄치 않았다. 채권단이 그리스 각 부처와 자료에 마음대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그리스 측이 협상에서 논할 수 있는 주제와 만날 인물을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에 요청한 3년간 860억유로의 구제금융자금 외에 IMF에도 신규자금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그리스 정부는 애초 IMF가 가혹한 긴축정책을 요구할 것을 우려해 신규자금 지원을 요청하지 않을 계획이었다. AFP통신 “3차 구제금융 협상에서 호의를 끌어내려고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IMF는 “다음 구제금융의 시점과 양식에 대한 논의는 차후 그리스, 유럽연합(EU) 당국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MF는 이미 2016년 초까지 그리스에 대한 긴급지원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따라서 신규 자금 요청은 기술적으로는 필요 없는 상황이다.
아테네 증권 거래소가 약 한 달 만에 다시 문을 연다. 증권거래소 대변인은 “거래소 재개장 안을 놓고 ECB에 의견을 물었다”며 “이르면 27일 재개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리스 상장 회사에 투자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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