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권 ‘특허괴물’ 횡포 근절에 초당적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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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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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들 특허소송 대응으로 연구개발 투자 감소 심각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일명 ‘특허괴물 (Patent Troll)’로 불리는 ‘특허주장기업(PAE)’들의 횡포를 막기 위해 미국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허괴물은 특허권을 이용해 배상금이나 라이선스 비용 취득을 목적으로 소송을 일삼는 집단을 말한다.

이들은 닥치는대로 특허를 쌓아두고 누군가가 그 특허 개념에 근접하기만 해도 바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이다. 요즘은 디지털 서명처럼 흔한 기술이라 해도 남의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은 모두 변호사의 편지를 받을 위험에 처해 있다.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특허괴물들은 소송 제기 전에 오랫동안 기업의 혁신활동 방해를 위한 증거를 찾아낸다. 또한 이들은 많은 돈을 받아낼 수 있도록 현금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을 주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최근 이 특허 괴물들의 주 표적은 소프트웨어 특허라고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특허의 경우 권리 범위가 모호하고 폭이 넓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점을 악용한 특허 괴물들이 소프트웨어 특허를 계속 사들여 관련 기업들에 대한 공격 도구로 이용함으로써 기술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증가하고 있다.

하버드대와 텍사스대 연구팀의 특허 소송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특허 괴물들의 소송에 대응하는 경비 부담이 기업의 R&D 지출을 연평균 2억 달러 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제도는 발명가의 아이디어가 무단으로 쓰이지 않게 하기 위해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특허제도를 이용해 배상금을 목적으로 소송을 하는 이들이 특허소송 중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7%에 달하고 있다.

메사추세츠공대(MIT)의 연구에 따르면 연구 기간 동안 한 병원용 이미지 소프트웨어의 판매량이 3분의 1이나 하락했다. 그런데 조사 결과 판매량 감소의 원인은 일반적인 병원 수요의 감소가 아니라 특허 소송 때문이었다.

특허 괴물은 미국 경제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미 의회에서는 지난 해 초 특허괴물 대책 법안 입법이 추진됐지만 상하원의 견해차이로 입법이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워싱턴 정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당 합의를 모색 중이다.

최근에는 밥 굿래트(공화당-버지니아) 의원이 특허법 개혁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에는 특허괴물이 무차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할 경우 피고측의 소송비용을 대신 물도록 하는 조항 등을 담고 있다.

상원 역시 올해 안에 이와 비슷한 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기술 및 소프트웨어 특허에 자주 사용되는 난해한 표현에 대한 미국 특허청의 권한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통해 특허법 개혁에 힘을 보탰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특허 괴물들의 행태를 줄일 수 있겠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특허괴물의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허괴물의 횡포를 막기 위한 조치들이 자칫 법에 의한 보호가 절실한 소규모 기술기업들에게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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