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총 1조761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최근 5거래일(21~27일)에 매도가 집중됐다. 이 기간에만 9627억원어치가 몰렸다.
이는 최근 달러 강세와 무관치 않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9원 하락한 1167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한때 1170선을 넘어 1173.3원까지 뛰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를 상회한 것은 2012년 6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는 미국의 영향이 크다. 업계에서는 오는 9월이나 12월 미국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지표가 살아나고 있어서다.
오는 28~29일(현지시간)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는 원자재 가격도 끌어내리고 있다. 달러화로 표시되는 금, 원유 등 원자재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가격이 하락한다. 이란 핵 협상 및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탈퇴) 문제가 타결된 영향도 크다.
최근 금값은 온스당 1080달러선까지 떨어졌으며, 국제 유가는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변동성 확대로 이어진다면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 금리 변화 등에 둔감한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달러 강세는 진행형이고, 3개월물 미국 리보금리(은행간 적용금리)는 0.3%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신흥국 통화의 약세와 신흥아시아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가속화, 국제 유가 및 금 가격의 동반 하락 등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FOMC 회의를 목전에 두고, 환율과 원자재 가격, 금리의 향방을 예단하기에는 어렵지만,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며 "2008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원자재 가격 국제기준(CRB) 지수, 3개월 금리 변화율과 업종별 지수 등락률을 비교한 결과, 담배와 통신서비스, 식품 업종이 가장 낮은 민감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담배·통신·식품업종은 전통적인 배당주로 분류된다"라며 "향후 글로벌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주식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1.5%로 여전히 저금리이고, 하반기에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가시화된다"며 "특히 글로벌 변동성 확대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 등을 봐야하는 만큼, 지금부터 시장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이들 업종은 기대 수익이 적은 만큼, 투자자들은 이를 유념하되 다른 기회요인을 찾아보기를 조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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