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SPA업계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위한 '폭탄 세일'을 이어가고 있다. 재고 상품을 남기지 않기 위해 반값은 기본, 최고 80%에 달하는 파격 할인을 이어가고 있다.
유니클로, 탑텐, 에잇세컨즈 등 국내외 SPA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세일 행사가 범람하고 있는 것이다. 업체들의 경쟁적인 세일 행사에 가격 정책에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유니클로가 진행한 세일은 20여회였다. 7개월 동안 무려 150여일 세일 공세를 펼쳐 세일 입간판이 접힐 날이 없을 정도다.
유니클로는 정기세일 외에도 신상품 출시, 매장 오픈, 컬래버레이션 진행 등을 기념한 다양한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 측은 "일시적인 가격 할인을 통해 판매를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정기 할인은 1년에 4회 시행된다"고 말했다.
탑텐은 설 맞이, 봄 맞이, 3주년 기념, 섬머 페스티벌 등의 이름으로 할인행사를 했다. 현재는 봄·여름 상품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할인을 진행한다는 식이다. 조금 더 싼 제품 앞에서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맞불 작전'을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매출 부진이 이어지자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대책이지만,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에 할인폭까지 높이니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장사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 업체는 "SPA 제품은 교체 주기가 짧고 시즌 제품을 재고로 남길 수 없어 프로모션 진행을 자주하게 된다"며 "할인 이외의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생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도한 할인 정책이 화장품 브랜드숍처럼 결국 '제 살 깎아먹기'라는 우려가 크다. 소비자는 계속되는 세일에 정상가로 제품을 구입하기 꺼려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달 세일이 진행되다보니 가격 신뢰도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며 "거품을 뺀 합리적인 가격으로 질좋은 제품을 제공하자는 애초 SPA 설립 취지가 경쟁적 가격 할인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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