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패 의혹으로 사퇴를 선언한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노벨상감’이라고 편들면서 미국의 FIFA 수사를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방송 RTS에 “블라터 회장이나 국제스포츠기구 수장들은 특별한 인정을 받아야 한다”면서 “노벨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이들”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러시아 타스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개인적으로 (블라터의 부패 혐의에 대한) 아무 말도 믿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FIFA에 개입해서는 안 되며 누군가에게 불법행위 혐의가 있을 때는 당사자 국가의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푸틴 대통령은 “부패와의 전쟁은 더욱 강력해야 한다”면서도 “FIFA와 관련된 모든 문제는 종결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이 각각 2022년과 2018년 월드컵 개최를 추진했던 점을 거론하면서 “이번 부패와의 싸움을 보면 월드컵 유치전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FIFA 비리 스캔들 수사를 시작한 지난 5월부터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인터뷰를 통해 영국까지 비난을 확대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터 회장을 만나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
미국과 스위스 수사당국은 FIFA가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을 포함해 지난 20년 동안 뇌물을 받고 각종 대회를 치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러시아는 그러나 개최지 선정에 비리가 없었다고 맞서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월드컵 유치 박탈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