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전날 8년5개월래 최대 낙폭인 8.48% 급락한 상하이종합지수가 이튿날인 28일에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위안이 되는 것은 당국의 부양의지를 피력에 따라 낙폭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8일 전거래일대비 4% 이상 급락, 3600선이 무너진 상태로 개장하며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이후 급등락을 거듭한 끝에 낙폭을 크게 줄이며 27일 대비 62.56포인트(1.68%) 하락한 3663으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는 48.39포인트(2.24%) 하락한 2111.70으로, 선전성분지수는 176.27포인트(1.41%)하락한 12316.78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판 나스닥인 창업판의 낙폭도 전거래일 대비 다소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다. 창업판지수는 101.48포인트(3.78%) 급락한 2581.96으로 장을 마쳤다.
낙폭이 감소한 것인 당국이 "걱정하지 말라, 우리가 나서겠다"며 추가 부양책 출시를 예고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발개위는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요동치는 중국 증시를 주목하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 경제 펀더멘털이 안정된만큼 자본시장의 평화도 다시 되찾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진정에 나섰다. 또한 "발개위 등 당국이 적절한 부양책을 계속 내놓을 것"이라 밝혔다.
여기다 이날 통화당국이 인민은행이 역(逆)환매조건부채권(RP)를 통해 500억 위안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한 것도 하락폭을 줄이는데 힘을 실었다.
하지만 중국 증시의 향후 향방을 두고 국내외 반응과 전망은 완전히 어긋나고 있다. 중국 언론과 증권사들은 중국 증시 폭락의 이유를 분석하는 동시에 "단기적이고 급격한 ' W'형 조정장이 연출된 것 뿐"이라며 "'느린 소' 불마켓 기조는 변함이 없다"며 낙관적 전망을 놓지 않고 있다. 이날 낙폭이 줄어든 것도 그 증거로 거론됐다.
하지만 해외시장은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계속해서 제기됐던 중국 증시 위기설을 거의 수용하는 분위기다. 전날 폭락장에 대해서는 중국 증권 및 금융 당국의 과도한 시장개입이 초래한 결과라며 '금융 공산주의'라는 거센 비난까지 쏟아냈다. 더 이상 당국이 부양책을 출시하기도, 또 내놓더라도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실제로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시장정보업체 Wind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4일까지 상하이 증시에서만 주식 333억 위안(약 6조원)치를 팔아치웠다.
중국 당국조차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주닝(朱宁) 상하이교통대학교 MBA인 고급금융학원(SAIF) 부원장은 "현재 당국은 진퇴양난의 상황"이라며 "이제와 손을 놓으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시장 개입을 계속할 수록 문제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다 달러화 강세, 미국 추가 금리인상 예고, 거시지표 악화 등의 국내외 악재도 여전해 상승세로 돌아설 계기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는 지난달 12일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선을 돌파하며 연내 최고기록을 세운 후 급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에 당국이 공매도 금지, 신용거래 제한, 거액의 유동성 공급 등 다수의 진정제를 무더기로 투약, 안정을 찾는 듯 했지만 약발이 다하면서 27일 8년래 가장 우울한 '검은 월요일'이 연출됐다.
이날 폭락으로 24일 61조3200억 위안이었던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시가총액이 56조7600억 위안으로 급감했다. 단 하루만에 시총 4조5600억 위안(약 855조2000억원)이 증발되면서 투자자들이 27일 하루에만 평균 8만9400위안(약 1700만원)씩 잃은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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