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1.55% 내린 5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통과된 이후 삼성물산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삼성물산 보통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5만7234원이다. 합병안이 발표된 5월 26일 이후 삼성물산 주가가 행사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주가가 현재 수준에 머물거나 더 하락한다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가 많아질 수 있다. 합병계약상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 합계가 1조5000억원 이상이면 합병이 취소될 수 있다.
주가 하락은 외국인의 집중 매도의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 합병 반대 세력의 주도로 주가가 떨어졌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도 외국인은 삼성물산 주식을 30만주 이상 순매도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외국인의 매도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또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증가해도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제일모직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4400억원 규모의 자사 보통주 250만주를 오는 10월23일까지 장내 매수하기로 했다. 자사주 매입으로 제일모직 주가가 오르면 합병비율에 수렴해 주가가 움직이는 삼성물산의 주가도 부양될 수 있다.
이날 제일모직 주가는 전날보다 1.47% 내린 16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제일모직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는 15만6493원이다.
삼성물산과의 현재 주가 비율은 1:0.34 수준이다. 양사 합병 비율은 1:0.35다. 삼성물산 주가가 추가로 급락해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이 합병 무산에 필요한 1조5000억원을 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는 지난 2∼16일 합병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통보하고, 주주총회에서도 합병에 반대했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또한 그 규모를 초과한다고 해도, 합병안에 따라 제일모직이나 삼성물산 중 한 곳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지 않으면 합병은 그대로 진행된다. 삼성물산 측은 양사가 합병을 강력히 추진해왔고 경영진의 의지가 강한 상황을 들어 합병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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