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잇따라 대중 유화제스춰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중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궁지에 몰린 북한이 중국에 기대려 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26일 평양에서 열린 제4차 전국노병대회 축하연설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 인민지원군에 대해 두 차례 경의를 나타낸데 이어, 27일에는 정전협정 62주년을 기념해 북한내에 조성된 중국인민지원군 전사자 묘지에 헌화했다. 전사자 묘지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마오쩌둥(毛澤東)의 아들 마오안잉(毛岸英)의 유해도 안치돼 있다.
한반도문제전문가인 중앙당교의 장롄구이(張璉瑰) 교수는 현지 매체 펑파이(澎湃)와의 인터뷰에서 "조선(북한)외교의 본질은 대국 사이에서의 도박"이라며 "최근 들어 조선이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시도했던 외교정책들이 실패하면서 중국에 기대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미국에도 여러번 손짓을 했지만 좌절을 겪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북한에 여행갔다가 억류된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을 석방했다. 또한 지난해 북한은 여러가지 창구를 통해 미국정부에게 핵실험을 중단할테니 한미연합해상훈련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 모두 미국으로부터 거절당했다. 장 교수는 "장성택 처형이후 미국은 이미 북한에 대한 희망을 거뒀으며, 어떤 접촉도 거절하고 있다"며 "북미간의 채널은 모두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왕성(王生) 지린(吉林)대학 행정학원 국제정치과 교수는 "최근 김정은 제1위원장의 행보는 조선이 적극적으로 중국에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아마도 과거 대중국 외교정책에 대한 반성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왕성 교수는 "내부적으로 조선은 대가뭄으로 인해 식량난이 가중됐고, 수력발전량도 급감하는 등 국내경제가 불안하다"며 "이에 더해 주변국들과의 관계도 개선되지 않아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은 향후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어려움을 돌파해 나가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단(復旦)대학 중국주변국가연구센터의 스위안화(石源華) 주임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9월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승전기념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조선의 입장에서, 여러국가의 정상이 모이는 행사에서 입장순서나 의전 등의 문제는 결코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김 제1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단독방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북중관계에 대해서는 "과거 조선과 중국은 상상할 수 없을정도로 가깝고 밀접했지만 지금은 정상국가관계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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