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1선도시 집값은 너무 비싸고 3-4선 도시 부동산은 투자매력이 없어요, 그래서 가격대비 수익성이 좋고 투자 리스크도 적은 일본 부동산 투자로 방향을 틀었죠"
중국 상하이 한 부동산 투자자는 최근 일본 부동산 매물 탐색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실 중국의 '돈 좀 있는' 사람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시선이 일본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눈에 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최근 중국 부자들, 자금 여유가 있는 중산층들까지 일본의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지의 부동산을 주목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투자진입 문턱이 낮고 안정적이며 수익 전망도 좋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엔저현상도 일본 부동산의 인기를 높였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것도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일본 도쿄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2020년으로 예정된 하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베이징과 마찬가지로 올림픽 개최 전후에 부동산 가격이 크게 뛸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유사한 것도 중국 부동산 투자자들의 시선을 일본으로 끌었다.
부동산정보업체 대만신의(信義)부동산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중국인들이 매입한 일본 주택이 70% 급증, 총 거래액이 9억 달러(약 1조원)를 넘어섰다.
중국인의 일본 부동산 구매의향지수도 크게 높아졌다. 중국 글로벌 부동산정보포털인 쥐와이왕(居外網)은 올 2분기 중국인의 일본 부동산에 대한 구매의향지수가 전분기 대비 54% 증가한 2086에 육박했다고 최근 밝혔다. 2014년 2분기 지수가 100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본 부동산의 인기가 빠르게 치솟았음을 금방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거래량이 매물은 실평수 20㎡ 정도의 소형 아파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에서는 18세만 되면 독립 후 혼자 사는 '싱글족'이 많아 실수요가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태로 현 투자수익률도 4~6% 정도다. 도쿄 고급형 소형아파트 가격은 ㎡당 3~4만 위안(약 600만~750만원) 수준이다.
중국 외 다른 국가의 일본 부동산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CBRE가 최근 발표한 '일본 부동산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해외 투자자의 일본 부동산 매입액은 127억 달러로 동기간 일본 부동산 전체 투자액의 14%를 차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