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또다시 중앙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되고 말았다. 기금운용본부의 주된 사무소를 전주에 두기로 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불과 2년 전에 여야의 합의로 통과됐기 때문이다.
김광수 전북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들은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당초 계획대로 전북에 이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미 전북 이전이 확정된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공단과 분리해 서울에 두려는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의 법률안 추진을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도의원들은 "국민연금공단은 전북혁신도시에 신청사를 마련하고 업무도 진행 중"이라며 "전북도와 도민들 역시 500조원대 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가 혁신도시에 둥지를 틀면 전북을 '동북아 금융 허브'로 도약시키겠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도민들은 또다시 'LH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악의적 입법 소식에 억장이 무너지는 심경"이라며 "새누리당은 기금운용본부를 서울에 존치시키려는 악의적 입법 추진을 즉각 중단시키고 국민연금공단이 전북에 안착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협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전북도당도 이날 성명에서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민연금 기금투자공사 설립 법안은 새누리당의 당론이 결코 아니며, 일부 의원의 개인적 견해임을 분명히 한다"면서 유감 표명과 함께 즉각적인 폐기를 촉구했다.
전북도당은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은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가 전북도민께 법률로 약속드린 내용이며, 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또 어떠한 이유에서도 불변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당은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에 장애가 되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누구보다도 앞장서 결사 저지에 나설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전북도는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은 정부의 약속”이라며 이번 법안 발의에 지역 정치권과 힘을 모아 대처하기로 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은 이미 확정된 사안이고 현재 국민연금공단 옆에 건물도 올라가고 있는 상태"라면서 "정치권과 함께 강력히 대처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인 정희수 의원은 지난 27일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새로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과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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