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자동차업계가 판매에만 신경 쓰던 자동차 전시장에 최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접목하고 있어 화제다.
현대차는 강남 오토스퀘어, 코엑스에 있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대치동 갤러리 지점, 경기도 수지의 로보카폴리 키즈카페 지점 등 테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수입차 중에서 도요타는 지난해 서울 잠실에 ‘커넥트 투’를 열었고 볼보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브랜드 팝업스토어 ‘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을 운영한 바 있다.
◆ 현대차 강남 오토스퀘어 ‘2030을 잡아라’
“커피 마시러 왔다가 차도 타보고 그래요. 아반떼, 벨로스터, 투싼 등 젊은층의 흥미를 끌 자동차가 전시돼 있잖아요.”
지난 24일 현대차 강남 오토스퀘어에서 만난 이주영 강남센트럴지점 과장의 설명이다. 지난 5월 세워진 강남 오토스퀘어는 문화가 있는 테마 자동차 전시장으로 2030세대와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현대차의 젊은 감성이 묻어나는 매장이다.
강남역 신분당선 4번 출구에서 뱅뱅사거리 방면으로 3분 정도 걸어오면 자동차가 있는 강남 오토스퀘어 매장을 볼 수 있다. 1층에는 오디오 시스템 전문 기업인 JBL 하만카돈의 매장과 커피빈이 있고, 2층에는 고객이 커피마시고 쉴 수 있는 공간과 더불어 안쪽에는 현대차 서초지점과 강남센트럴지점 직원이 일하는 사무공간이 있다.
자동차만 없다면 일반 커피전문점으로 여겨질 만큼 편안하다. 현대차는 기존의 전시장이 주던 딱딱함을 버리고, 세련되고 쉴만한 공간으로 전시장을 바꾸고 있다. 실제 이곳 매장도 남성보다 많은 여성들이 방문해 장소를 활용하고 있고, 방문자 대다수가 젊은 층이다.
매장 1층에는 제네시스에 들어가는 알로이 휠을 장착한 타이어와 엔진 실린더를 테이블, 2층에는 쏘나타의 실제 부품이 벽에 전시돼 있어서 눈길을 끈다. 하만카돈 헤드폰을 장착한 뮤직큐브 좌석은 음악 감상을 돕는다. 또 산타페 더 프라임, 올 뉴 투싼, 아슬란, 제네시스, 아반떼, 쏘나타, 벨로스터까지 총 7대의 차가 전시돼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올 8월부터 12월까지는 매달 이곳에서 ‘아슬란 뮤직 아틀리에’가 열린다. 오는 8월 14일 열리는 공연은 1부 클래식 공연, 2부 나만의 향수 만들기가 진행된다. 현대차는 오토스퀘어를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콘셉트카를 전시하는 등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로 채워간다는 계획이다.
◆ ‘오모테나시’가 숨 쉬는 도요타 ‘커넥트 투’
“고객과 눈을 맞추고 서비스하는 렉서스의 ‘오모테나시’를 제공합니다.”
지난 22일 오후 방문한 렉서스의 복합문화공간 ‘커넥트 투’에서 일하는 이영진 매니저의 말이다. 커넥트 투는 직원이 음료를 고객에게 전달할 때 한 쪽 무릎을 꿇고 고객의 눈을 맞추는 등 렉서스의 세계관인 ‘오모테나시’가 묻어나는 공간이다. 오모테나시는 일본어로 환대라는 뜻으로 손님을 대접하는 일본의 전통정신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동차, 기업과 사회의 연결을 뜻하는 커넥트 투는 렉서스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복합문화공간은 다양한 문화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인데 커넥트 투는 커피와 자동차를 매개체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의 랜드마크 롯데월드 몰에 세워진 이곳은 현대적인 세련미와 자유롭게 쉴 수 있는 편안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디자인 콘셉트인 ‘휴식의 숲’은 방문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
이 매니저는 “커넥트 투는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는 분도 흥미를 갖도록 자동차의 부품을 형상화해 만든 곳”이라며 “타이어 모양의 벽, 크랭크샤프트 모양의 기둥, 자동차의 바디와 공기흐름을 표현한 3차원 벽면, 영상에서 나오는 부품 등을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에 담긴 의미를 알고 나면 커넥트 투는 하나의 렉서스처럼 느껴진다. 의자에 앉아 있으면 렉서스를 타고 있는 기분도 든다. 또 크랭크샤프트로 표현한 나무, 바닥에 은은하게 비치는 숲 그림자 등은 자동차와 숲의 절묘한 조화를 경험하게 해준다. 조명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오후 6시 경에는 벽에서 붉은 노을색의 빛이 나오고, 8시가 넘어가면 더 어두운 빛이 나와 실제 숲에 있는 느낌이 든다.
커넥트 투의 또 다른 특징은 차를 사라고 하는 딜러도 없고, 흔한 마케팅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부담 없이 찾아와서 음료를 마시고, 전시된 차를 둘러볼 수 있다.
칸막이는 없지만 이곳은 ‘커뮤니티 존’, ‘라이프스타일 존’, ‘갤러리 존’으로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커뮤니티 존에서는 라떼, 메이크업, 여행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클래스가 진행된다.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한 달 전에 얘기하면 무료로 장소도 제공한다. 라이프스타일 존은 고객이 쉴 수 있는 실제 카페의 공간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갤러리 존은 렉서스의 슈퍼카와 수제품, 자전거 등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현재는 렉서스 RCF와 LFA 두 대만 전시돼 있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도요타 사장도 평소 커넥트 투에서 자주 방문한다. 이곳에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철학 방(Philosophy Room)’이 있는데 요시다 사장이 머무르거나 VIP나 공연을 하는 가수의 대기실 등으로 사용된다. 요시다 사장의 렉서스 사진 컬렉션도 볼 수 있다.
커넥트 투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고 존경받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선언한 도요타의 ‘비전 2020’이 잘 드러나 있다. 브랜드의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위한 대중 친화적인 모습과 하이브리드카 1위의 도요타가 표방하는 친환경 콘셉트를 잘 녹아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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