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저소제(극을 뒤흔드는 반전을 선사한 캐릭터를 지칭하는 말)’ 같은 그의 움직임은 큰 반전 뒤통수 재미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들썩이게 했고, 이유비의 출생의 비밀의 단서와 그가 남장여자였다는 사실까지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밤을 걷는 선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30일 밤 방송된 MBC 수목미니시리즈 판타지멜로 ‘밤을 걷는 선비’(장현주 극본, 이성준 연출/이하 ‘밤선비’) 8회에서는 세손 이윤(심창민)이 음란서생임을 공개하려는 순간 책쾌 조양선(이유비)이 음란서생으로 몰려 추포를 당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윤은 자신의 숙명이자 큰 과제인 ‘귀(이수혁) 물리치기’를 실행하기 위해 민심을 이용하기로 했다. 바로 벽서를 통해 자신이 음란서생임을 고백하려고 한 것.
윤은 자신의 아버지인 사동세자가 귀에게 죽음을 당한 것을 알고 있었으며, 한 나라의 임금과 노론이 귀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에 귀를 쫓아내기 위해 그를 없앨 비책이 담긴 ‘정현세자비망록’을 찾고 있었지만 이는 쉽게 구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윤은 앞서 벽서를 통해 귀가 실제로 존재함을 알렸고, 급기야 자신이 전면에 나서며 백성들의 마음을 동요시키려고 했다. 사동세자의 아들인 자신이 직접 나서서 모든 것을 알리는 것이 정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윤은 현조에게 찾아가 “그 아이는 음란서생이 아닙니다. 음란서생은 소손 이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현조는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닥쳐라 한 마디만 더 지껄이면 널 네 아비와 똑같이 우물에 처넣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윤은 화가 나 “그리고 그 흡혈귀에게 바치시겠죠. 아바마마에게 그리 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현조는 “난 네 아빌 잃었지만 넌 지켰느니라. 안위를 지켰다. 그런데 넌 무엇을 지킬 수 있느냐? 내가 아니었으면 1년 전 네가 소론 대신들과 손을 잡았을 때, 넉 달 전 음란서생의 서책을 만들었을 때, 벽서를 만들었을 때 이미 귀에게 들켜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다”라고 말해 대반전을 선사했다.
현조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 그는 “네가 싸우려는 실체가 무엇인지, 네가 싸울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정확히 알라고 기회를 준 것이다. 역시나 너도 네 아비처럼 어줍지 않은 영웅심리에 빠져 다른 이들의 목숨을 잃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현조의 움직임은 치밀했다. 귀에게 음란서생으로 양선을 추포했음을 알리면서도 곧바로 내놓지 않은 것. 현조는 귀와 팽팽한 기 싸움 속에서 “흡혈귀 조차 찾아내지 못하는 곳에 숨겨놨다”면서 “죄를 고백하면 바로 눈 앞에 데려다 놓겠다”고 자신하는 등 치밀한 두뇌싸움을 벌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란서생으로 지목된 양선을 고문하는 과정에서 그가 사내가 아닌 여자인 사실까지 알아낸 현조는 무서운 미소를 지어 긴장감을 자아냈다.
특히 이날 방송은 현조로 인해 위기에 빠진 양선의 출생의 비밀의 단서까지 공개돼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 무사할 수 있을지도 궁금증을 높였다. 사동세자의 개인책쾌였던 양선의 아버지 조생(정규수)이 제사를 지낸 사람이 다름 아닌 윤의 아버지 사동세자의 최측근 이었던 서정도였음이 밝혀진 것. 서정도는 10년 전 사동세자가 흡혈귀 귀를 없애려고 했을 당시 귀에게 물려 흡혈귀로 변하려던 찰나 성열이 생을 마감하게 한 인물이기도 하다.
과연 현조가 어떤 속내를 가지고 카이저소제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 것인지, 그의 손에 희생양으로 잡힌 양선의 비밀은 무엇인지 시청자들은 반전 뒤통수 재미와 추리재미까지 안긴 ‘밤선비’에 열광했다. 올 여름 단 하나의 판타지 멜로의 향취를 제대로 풍겨낸 ‘밤선비’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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