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그리스 증시가 3일(현지시간) 5주 만에 다시 문을 연다.
아테네증권거래소(ASE)는 지난 6월 26일 마지막 거래 이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29일 자본통제 조치를 실시하면서 거래가 중단됐다. 증시는 지난달 20일 은행 영업이 재개된 이후에도 계속 문을 닫았다가 지난달 말 유럽중앙은행(ECB)이 증시 재개장을 허락하면서 거래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증시 재개장 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제한 없이 매매가 가능하지만 그리스 국내 투자자의 경우 자본통제의 일환으로 국내 계좌를 통한 주식 현금화가 일부 제한된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그동안 억눌린 매도세가 폭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스 경제가 올해에도 2∼4% 가량 후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추가 구제금융에 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베타증권의 타키스 자마니스는 영국 BBC방송에 “단 1주라도 상승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며 “정부가 시한 내에 구제금융안에 서명할 수 있을지와 조기 총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펀드매니저는 “그리스 증시가 개장 후 15∼20%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은행주들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은행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그리스 은행에서 400억유로(약 51조3000억원) 가량이 인출됐다. 실제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그리스국립은행의 주가는 지난 5주 동안 20% 떨어졌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한 펀드매니저는 “은행 자본구조가 재조정되면 주식가치 저하가 예상되기 때문에 은행주가 다른 업종보다 더 많이 떨어질 것”이라며 “은행들은 올해 수익을 내지 못한 데다 금융 위기 이후 악성 부채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