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사상최대'...깊어지는 불황형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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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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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21억9000만달러로 전달보다 35억7000만달러(41.4%)나 증가해 4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40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이로써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같은 흑자행진이 반갑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이 늘어 발생하는 흑자가 아니라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드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이다. 되레 달러가 쌓여 원화가치만 올라가면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21억9000만달러로 전달보다 35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월 증가폭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11월(113억2000만달러)를 7개월 만에 넘은 것이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40개월째 흑자를 내고 있다. 이는 1986년 6월부터 38개월간 이어졌던 종전의 최장 흑자기간도 경신했다.

반기 기준으로 봐도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사상최대다. 상반기 기준 523억9000만달러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9억6000만달러(32.9%) 증가했다.

한은은 올해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 9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4월 경제전망에서 예상했던 전망치(960억달러)보다 20억달러 늘려 잡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2013년 811억5000만달러, 2014년 892억2000만달러 등 해마다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불황형 흑자 논란은 여전하다. 달러가 쌓이다보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상승)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이 유가하락에 따른 무역흑자 확대로 원화가 절상되면서 제조업의 수익성 저하 및 수출감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6월 상품수지 흑자는 5월 91억6000만달러에서 132억2000만달러로 늘었다. 수출은 493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0% 감소했다. 이로써 올 상반기 수출은 2789억9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6%나 감소했다. 6월 수입은 360억8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7.3%나 줄었다.

박승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6월엔 수출 감소율이 5월보다 하락했지만 영업일수 증가 효과를 제거한 일평균으로 보면 수출 감소세는 5월과 비슷하다"며 "경상수지 흑자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기타 사업서비스수지 등이 악화되면서 적자 규모가 전월 4억달러에서 24억90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국내기업 해외법인이 국내로 배당하거나 재투자시 발생하는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는 배당수입이 증가하면서 전월의 2억9000만달러에서 16억8000만달러로 커졌다. 이전소득수지는 2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자본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순유출) 규모는 전월의 88억1000만달러에서 104억9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부문별로는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가 전월 12억달러에서 6월엔 49억9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외국인직접투자가 순유출로 돌아선 데다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증권투자는 외국인 증권투자가 순유출로 전환하면서 유출초 규모가 65억달러로 전월 3억600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기타투자는 전월 47억6000만달러 유출초에서 22억4000만달러 유입초로 돌아섰다. 파생금융상품은 2억4000만달러 유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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