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이 치솟는 여름철에 불구하고 전력 공급 과잉으로 전기 도매가격이 폭락하면서 LNG 발전소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
LNG 발전소 10대 중 6대가 사실상 '개점휴업'에 처한 상황에서, 신생발전소도 매물로 나오고 있어 민간발전사가 고사(枯死)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전력공사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2년 66%에 달하던 LNG 발전소 가동률이 지난 5월 기준 40%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45.4% 대비 5.4% 포인트가 하락한 수치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7월 평균 전력공급 예비율은 31%로 집계됐다. 전력 사용량이 최대치에 이르렀을 때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30% 이상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전력 수요가 극대화되는 한 여름인 7~8월에 불구하고, 전력이 남아돌게 되는 셈이다. 이는 전기 도매가격 폭락으로 이어지고, 고스란히 발전사의 경제적인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전기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의 7월 평균 가격은 79.57원. 2012년 7월 대비 56%나 떨어졌다. 여름철 SMP 가격이 80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덕분에 한전 주가는 지난달 31일 종가기준 5만900원을 기록하면서 1989년 8월 10일 국내증시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전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963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민간 발전사들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포스코에너지, GS EPS, SK E&S의 지난해 매출은 4조5813억원으로 전년(5조876억원)보다 1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3개사 합쳐 35.8% 가량 줄었다.
불과 가동 2개월이 지난 발전소가 매물로 나오고 있다는 점도 발전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수도권 최대 LNG 발전소인 '동두천복합발전소'의 경우 지난 5월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간 지 2개월만에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확정된 7차전력수급계획에서 정부가 설비예비율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했다는 점도 민간 발전사들에게 향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발전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전력 수요가 제자리인 상황에서 정부가 과도한 수요예측으로 공급 설비만 늘리고 있다"면서 "정교한 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전력 설비 예비율을 조정해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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