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K-뷰티, 마지막 축배 안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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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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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3초에 1개씩 팔린다는 에어쿠션, 없어서 못 판다는 마유크림, 1000만개 이상 판매된 과일모양 핸드크림. 최근 몇 년 간 인기를 끌고 있는 화장품 업계의 흥행 상품이다.

업계는 이 같은 대형 인기상품의 등장을 적극 환영한다. 한 품목이 품귀를 빚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하면 낙수효과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원작을 베낀 '미투 제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유사한 이미지나 비슷한 패키지의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늘어난다.

이 지점에서 아쉬운 대목이 발생한다. 역설적이게도 히트상품은 기업 전체의 매출에 도움이 되지만 시장의 다양성과 균형적인 발전을 왜곡하기도 한다. 지금 K-뷰티를 대표하는 화장품이 몇몇 대형 인기품목에만 의존하는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작 '에어쿠션'은 이미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 등 후발업체의 단골 신제품이 된지 오래다. 마유크림 역시 제조업자와 판매업체간의 상표권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수의 중소기업이 유사상품을 출시했다. '제2의 한류' 역사를 써야 할 토니모리와 더샘 등은 서로 미투 제품을 출시하면서 원조 논란에 힘을 빼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시장에서 성공한 혁신적인 제품의 미투 버전을 안 만드는 것은 바보라는 소리다. 여기에는 욕을 먹더라도 미투상품을 내놓는 게 현실적으로 이익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한 기업의 혁신적인 제품이 다른 회사의 연구개발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최근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히트 화장품이 없다. 이러다가 K-뷰티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일찍 끝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게 다 '인기를 끈 제품을 베끼면 된다'는 편한 생각이 때문이다. 그 혹독한 대가를 치를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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