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4일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를 앞두고 "타국이 남중국해에 혼란을 조성하는 모든 행위를 허용치 않겠다"고 말했다. 왕 부장이 언급한 '타국'은 미국과 일본을 지칭하는 것으로 읽혀진다.
싱가포르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2일과 3일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왕 부장은 3일 현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는 중국과 아세안 국가간의 문제"라며 "남중국해 문제로 인해 중국과 아세안국가의 협력에 금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신문사가 4일 전했다.
왕 부장은 싱가포르 방문에 이어 아세안 순회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초청으로 4일부터 7일까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중국-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와 아세안-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동아시아 외교장관 회의와 아세안 지역포럼 외교장관회의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왕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남중국해 문제해결을 위한 메커니즘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며 "중국은 어렵사리 찾아온 안정 국면을 확고히 수호하고 타국이 남중국해에 혼란을 조성하는 모든 행위를 허용치 않겠다”고 밝혔다.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 역시 "남중국해 문제가 이번 회의에서 논의돼서는 안 되며 아세안 이외 국가가 개입해서도 안 된다"고 발언했다. 현재 중국은 아세안과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수칙'(COC)의 제정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보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장관이 어느정도 수위로 언급할지, 왕 부장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 남중국해 문제가 다시 한번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인공섬 건설, 석유 탐사 등 영유권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관련국인 필리핀, 베트남 등이 반발하면서 지역내 긴장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중국 선박과 베트남 어선 간의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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