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대만의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일본에서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열도)를 일본 영토"라고 말한 사실이 전해지자 마잉주(馬英九) 현 총통이 이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일본을 방문했던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댜오위다오는 일본땅" "대만은 (과거) 일본 통치를 매우 감사하게 여긴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마잉주 현 대만 총통은 3일 대만 현지 유력매체인 중국시보(中國時報)에 기고문을 실어 "리 전 총통의 주장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헌법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국가 주권과 국민 감정을 훼손했다"고 비난했다고 인민망이 4일 전했다. 마 총통은 또 "댜오위다오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나 대만의 고유영토"라며 "리덩후이 전 총통은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리덩후이는 과거에도 댜오위다오가 일본영토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마 총통은 직접 나서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대만언론들은 마 총통이 매체에 기고문을 보낸 건 처음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대만 내에서는 그의 발언에 대해 "리덩후이를 (대만에서) 추방해야 한다"는 등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중국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일부 관영언론들도 "리덩후이가 댜오위다오를 팔아먹었다" "그는 이전에도 매국노였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1988∼2000년 총통을 지낸 리덩후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등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는 등 대만 내 대표적인 친일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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