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과거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 문제와 함께 논란이 불거졌던 잠실 석촌호수 물빠짐 원인에 대해 서울시가 롯데월드타워, 지하철 9호선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시는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한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인공호수인 석촌호수의 수위는 꾸준히 4.5∼5m 가량을 유지했다. 그러나 1년 전 4∼4.5m 수준으로 낮아진 사실이 알려지며 원인을 두고 책임공방이 일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석촌호수 수위저하는 2011년 10월부터 2013년 10월 사이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 지하수 유출을 유발하는 대형 공사가 몰리고, 석촌호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물빠짐량(일 평균 약 2000톤)이 더해졌다.
석촌호수는 과거 한강(송파강)이었던 곳을 매립사업 과정에서 만들었다. 호수바닥은 실트질 모래로 자연적으로 물이 빠지는 특성을 지녔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인근 대형 공사의 영향으로 물빠짐량이 증가했다고 판단하며 총 3가지 근거를 들었다.
먼저 석촌호수가 저수위를 유지하는 시기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및 주변 대형건물 8곳의 신축 등이 진행됐다.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석촌호수 물과 제2롯데월드의 유출수가 유사하고, 지하철 9호선 물과도 일부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공사 이전과 비교할 때 제2롯데월드 및 지하철 9호선 공사 중 각기 방향으로 물 흐름이 변경됐다.
수치모델링에 의한 수위 변동 영향을 보면, 제2롯데월드는 2011년 10월 이후 6개월 동안 영향이 크다가 단계별로 완공됨에 따라 확연히 줄었다. 지하철 9호선의 경우 초반에는 영향이 작다가 진척도가 늘어나면서 커졌다.
지반 안전성 검토에서는 석촌호수 수위저하가 인근 지반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물빠짐은 일대에서 발생한 도로함몰, 지반침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봤다.
서울시와 롯데 측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는 이번 애매한 발표를 둘러싸고 향후 '네 탓 공방'이 어떻게 정리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롯데건설은 자체(대한하천학회) 용역 결과를 서울시에 제출한 바 있다. 앞서 3월 송파구의회에는 강수량 부족, 방이동 지하철 9호선 공사장으로의 지하수 유출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김준기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은 "석촌호수 수위저하는 대형 건축물, 공사장 지하수 유출이 직접적인 원인일 뿐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봤다"며 "앞으로 대형 굴착 공사장의 유출 지하수를 철저히 관리해 시민 불안감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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