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학 평가 유의사항 신설해 복잡한 문제 출제 관행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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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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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정부가 수학과 교육과정 개선을 통해 ‘평가 유위사항’을 신설하고 성취기준보다 지나치게 복잡하게 출제하는 관행을 개선한다.

교육부는 6일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국가교육과정 개정연구위원회 주관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문‧이과통합형) 제1차 공청회를 열고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안은 인문·사회·과학기술에 관한 기초 소양 함양을 위해 초‧중등학교 교과과정 전반에 걸쳐 인성 요소를 강화하고 고등학교는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배워야 할 ‘공통과목’을 신설하는 한편 통합 사회와 통합 과학과목을 통해 통합적 사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등 기초교과영역 이수단위는 교과 총 이수단위의 50%를 넘을 수 없도록 해 균형학습을 유도하고 특성화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의 연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예술교육 활성화 및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등 체육교육 활성화와 함께 의견 수렴을 거쳐 한자 교육 활성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초등학교는 초등 1~2학년에 한글 교육을 강조하는 등 유아 교육과정(누리과정)과 연계를 강화하고 수업시수를 주당 1시간 늘리되 확보된 시수를 신설하는 ‘안전 생활’ 교과 시간으로 배정하는 한편 안전교육은 체험 위주로 운영해 학생 학습 부담을 완화하도록 했다.

중학교에서는 소프트웨어(SW) 교육을 통해 정보화 사회의 기초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정보 교과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고등학교는 공통과목을 통해 기초 소양을 함양하고 이후 학생 각자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맞춤형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일반선택, 진로선택 등 선택과목을 개설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9월 총론 및 각론 공청회를 개최한 후 교육과정심의회 심의를 거쳐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고시할 예정으로 개정된 교육과정은 초·중·고등학교에 2018년부터(초등 1~2학년은 2017년) 연차적으로 적용한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지난 교육과정에 있어 목표가 지나치게 지식 위주 전달에 치중해 미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하지 못해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이 국가사회적 요구라는데 동의한다”며 “초등 수학교육과정 개정에 있어 연구진 ‘교수학습 유의사항’에 학습을 통해 단순지식 암기나 문제풀이식 수업이 되지 않도록 하고 역량을 고려해 교수학습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안 부소장은 또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을 위한 학습량 적정화도 시의적절하며 지금까지의 교육과정이 지나치게 많은 지식을 담으려고 했다면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서 20%의 학습량 경감을 강조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며 ”이는 교사가 프로젝트, 협동학습 등의 다양한 수업을 시도하고 객관식 지필평가를 벗어나 논서술형 평가, 면담, 관찰식 평가 등 평가의 개선을 추구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부소장은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에서 ‘평가 유의사항’을 신설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성취기준보다 지나치게 복잡하고 꼬아서 출제되는 관행을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이런 개정의 지향점을 더 온전히 이루도록 하려면 총론에서의 방향 제시가 각론에서 실제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 부소장은 수학 교육과정 개정 분석 결과 명목상 20%에 근접하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나 두 개의 성취기준을 하나 의 문장으로 통합하여 실제로는 두 가지인 경우, 삭제된 성취기준이 교수・학습 유의사항에 남아 있는 경우, 삭제된 성취기준이 다른 성취기준의 하위 요소인 경우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경감률은 훨씬 못미치는 8.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초등에서는 3~4학년군에서 자연수의 혼합 계산 5~6학년군으로 이동, 5~6학년군에서 분수와 소수의 혼합 계산 삭제, 5~6학년군에서 정비례와 반비례를 중학교로 이동, 중학에서는 2학년 연립일차부등식을 고등학교로 이동, 3학년 이차함수의 최댓값과 최솟값을 고등학교로 이동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안 부소장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수학Ⅱ의 수열의 극한과 구분구적법이 삭제돼 다항함수의 미적분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과 기하 과목이 진로선택으로 전환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안 부소장은 “총론 발표부터 이번 각론 공청회가 진행되기까지 교육부는 전혀 수능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나 방향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로 가다가 정말로 2017년에야 수능 범위를 발표한다면 그 때는 중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영어와 사회를, 이공계열에서는 수학과 과학에서 공통과목 이상의 수준에 대한 평가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요구할 게 뻔해 영어와 수학, 사회와 과학 선택과목이 추가될 가능성이 크고 통합형 교육과정 개편이라는 당초 취지는 퇴색하고 학생들의 학습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시안에 대해 “교육부가 애초 문·이과 융합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수능제도를 개편하고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교육과정을 개편하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교육과정 개정작업에 들어갔지만 정작 개정 명분으로 내건 ‘고교 문·이과 통합’이나 학습 부담 완화와 같은 교육적 이유는 이미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정권과 자본의 이해관계에 따른 정치적 의도만 드러나고 있다”며 “3·1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적 정통성 관련 내용 축소, 역사 교과서 근·현대사 축소, 역사·국어 교과서 국정화 추진,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떠넘기는 소위 ‘인성교육’ 강화와 초등 1~2학년 안전 교과 신설, 초·중등 소프트웨어교육, 초·중·고 교과서 한자 병기, 초·중·고 사회 교과서에서 자산관리교육, 기업가 생애·정신교육 추진 등은 이번 교육과정 개정이 명분과 달리 무엇을 지향하는 것인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12년간 다양한 교과목들을 골고루 배우면서 통합적인 인식 능력이 향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내신과 수능 모두에서 확고한 영·수·국 몰입교육, 문·이과별 사회·과학 교과 편식, 그 안에서 각각 10개, 8개 과목으로 잘게 세분화된 과목 편식 체제를 놔두고서 단지 2개 과목만으로 문·이과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통합사회, 통합과학 신설만으로 문·이과 통합은 달성되지 않아 지나친 과목 세분화 체제를 폐지하고 사회, 과학 교과들을 통폐합해 기본 과목들을 공통으로 이수하게 해야 하며, 고교 사회, 과학 교과별 필수이수단위를 증대시키고 수능이나 내신에서도 고루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또 “진정으로 인문사회·과학기술·문화예술체육 소양의 고른 함양과 영역별 균형 있는 학습을 위한다면, 영·수 수업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사회, 과학, 예술·체육, 생활교양 영역 등을 균형 있게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며 “영·수·국이 실제적으로 80~90%의 비중을 차지하는 현행 입시 제도를 폐지하고 수능 자격고사화, 대학평준화 등 근본적인 개선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교육과정 개정을 전면 중단하고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학교로 전가하는 안전교과 신설 중단,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고 한글을 죽이는 초·중·고 교과서 한자병기 계획 즉각 철회, 역사‧국어 교과서 국정화 철회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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