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구경도 힘들어"…지주계열 보험사, 복합점포 입점에도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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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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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NH농협생명 사장(왼쪽 넷째) 및 관계자들이 지난 3일 '광화문NH농협금융PLUS+센터'에서 NH농협생명 입점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NH농협생명]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NH농협생명, 하나생명 등 지주계열 보험사들이 최근 복합점포에 입점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원스톱' 시너지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방 고객 자체가 적을 뿐만 아니라 점포 내에서 보험사의 아웃바운드(직원이 직접 마케팅을 하는 방식) 영업도 전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광화문NH농협금융PLUS+센터'에 입점된 농협생명 점포에는 현재 2명의 직원이 파견돼 있다. 이들은 은행, 증권 창구와 병렬로 배치된 업무창구에서 보험계약, 보험금 지급 등 보험관련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생명도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 있는 복합점포에 직원 1명을 배치한 후 영업을 시작했다. 이들 보험사는 금융위원회가 복합점포의 보험사 입점을 허용함에 따라 별도공간을 마련해 '은행-증권-보험'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하지만 복합점포에 입점했다 하더라도 영업에 대한 규제가 강해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객에게 상품을 끼워파는 일명 '꺽기'를 예방하기 위해 보험사의 직접적인 영업은 모두 금지된 상태다. 복합점포내 은행, 증권 창구에 방문하는 고객에게 보험사 직원이 먼저 다가가 보험상품을 권유할 수 없다.

입점 초기라 내방 고객이 적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광화문NH농협금융PLUS+센터의 일 평균 내방고객 수는 30명으로, 이 역시 은행 창구에만 해당된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은행 창구에 고객이 방문한다 해도 보험 창구에서 적극적인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창구를 직접 찾는 고객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아직 초기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복합점포 내 보험사의 실적이 기대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보험설계사 및 대리점들은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을 일자리수 감소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 왔다. 보험대리점협회는 "복합점포에 입점한 은행계 보험사들의 상품이 독점적으로 판매되면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되는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아울러 설계사들의 판매채널까지도 악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주계열이 아닌 삼성, 한화, 교보생명 등 보험사들도 복합점포 입점이 지주계열 보험사의 독점사업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은행에서 한 보험사의 상품 판매 비중을 25%까지 제한을 두는 '방카슈랑스 25%룰'까지 복합점포에 유지되기도 했다. 현재 국회에서도 설계사들의 의견에 따라 복합점포 입점에 대한 반대기류가 강하다.

하지만 실제 복합점포의 상황은 이들이 우려했던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은행에서 방카슈랑스를 통해 저축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복합점포에 입점한 생명보험사가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은 종신보험뿐"이라며 "보험창구에 방문하는 고객 자체가 매우 적은 상황에서 종신보험만으로 높은 시너지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로서는 오히려 규제가 보다 완화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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