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증권· 에너지업종은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업종은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의 50%를 넘어서며 실적개선주로 떠올랐다. 반면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조선을 비롯해 IT가전 기계 등은 어닝서프라이즈의 발목을 잡았다.
6일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250개사의 2분기 매출액은 증권사 5곳 이상의 평균 컨센서스를 3.4% 하회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2.4%, 순이익은 18.3% 하락했다.
조선주에 이어 IT가전·기계·건강관리·호텔레저 등의 실적도 예상보다 크게 저조했다. IT가전·기계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선스 대비 각각 28.6%, 23.5% 떨어졌다.
건강관리와 호텔레저 등 서비스 업종 영업이익도 두자릿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밖에 운송(-9.4%) IT하드웨어(-9.2%) 소프트웨어(-7.9%) 등도 저조한 실적을 냈다.
어닝서프라이즈를 낸 업종은 증권과 에너지다. 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대비 51.7% 증가했다. 에너지 영업이익도 컨센서스보다 33.1% 증가했다. 화학·비철금속·유틸리티·필수소비재 등도 예상치보다 영업이익이 10%를 넘었다.
특히 증권주는 최근 거래대금이 대폭 늘어나며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33%나 늘어난 936억원을 기록했다.
KDB대우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대비 139%, 212% 증가했다. 7월 증시 거래대금은 전분기대비 8% 늘어난 11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에너지·화학주 등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데다 달러화 강세로 우호적인 영업환경을 만든 덕에 우수한 성적을 냈다. 한국전력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51% 증가한 2조 88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보단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실적 호조를 보인 기업은 단기 차익 실현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주가 급락과 함께 변동성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실적을 보인 증권과 에너지의 지난 2주간 주가는 각각 5.0%, 7.8% 하락했다. 남기윤 동부증권 연구원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도 주가 상승 탄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와 함께 높은 실적 성장률을 보였던 에너지, 화학 업종의 경우 실적 발표 후 이익 추정치 상향이 지속되고 있지만 매크로 이슈에 따른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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