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 성남문화재단(대표이사 정은숙)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19710810 집없는집- 도시발생과 그 후 이야기>展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궁극적으로 집이란 무엇인가, 나아가 도시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으로, 성남이라는 도시의 출생 역사와 함께 시작되는 것이다.
국가는 물론 성남시민들조차 이 도시의 출생에 관한 기억을 지워왔다. 마치 스스로를 잊을수록 ‘발전’하는 양 기억을 뭉개거나 전도시켜 왔다. ‘도시화’라는 거대담론에 숨겨진 45년의 도시역사는, 이번 전시에서 광주대단지의 기억을 추슬러 투영된다.
따라서 감춰왔던 도시의 기억을 복원하는 이 전시는 광복 70주년과 더불어 ‘공간의 광복’이라는 의미로 꿰어지는 뜻 깊은 시도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전시는 성남이라는 도시에 ‘19710810’이라는 생일과 주민번호를 부여한 광주대단지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 도시는 국가의 빈민촌 강제이주정책을 배경으로 탄생한 철저히 무력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또한 주민들이 직접 나서, 자신들을 낯선 땅에 유기하고 철저히 기만한 정부에 항거한 광주대단지사건을 통해, 비로소 흙바닥이 아닌 집의 역사를 시작할 수 있었던 역설과 비화를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객관적이고 입체적인 전시를 위해 국가기록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성남시청의 소장 자료들, 성남 주민들 인터뷰, 역사학자와 사회학자 등 전문가 자문 등을 적극 활용했다. 이를 통해 ‘집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과거’가 아닌 ‘현재’로 호출해 내기 위하여 현대적이고 체험적인 조형언어를 구현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정돈된 예술적 재료가 아닌 거친 건축적 재료인 철제 비계를 이용, 총 3개의 소주제관을 구성하였고, 천막집과 세간살이의 재구성을 통해 당시 광주이주자들의 삶을 보여주는 <우리동네, 첫집은>에는 문서자료, 인터뷰 등을 담은 20여개의 모니터가 설치된다.
소주제관은 강제이주정책이 지닌 폭력성을 드러내는 <19710810 광주대단지>, 그리고 택지조성도를 블루프린트로 출력하는 방식을 통해, ‘청사진’을 제시하는 시장경제의 욕망과 허구를 수사적으로 구성한
아울러 성남의 과거, 현재, 미래 도시공간인 ‘원도시’, ‘분당’, ‘판교’를 형상화한 구조물과 ‘움직이는 집’도 선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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