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2분기 실적시즌을 산산조각낸 조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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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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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올해 2분기 조선주는 충격적인 어닝쇼크를 냈다. 대형 조선사 3(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가 낸 사상 최악의 적자는 전체 상장사 영업익의 5조원을 까먹었다.

5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250개사의 2분기 매출액은 증권사 5곳 이상의 평균 컨센서스를 3.4% 하회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2.4%, 순이익은 18.3% 하락했다. 조선업종 제외시 전체 매출액과 순이익은 컨센서스를 2%, 영업이익은 2.8% 하락한 수준에 그친다.

조선사들이 동반 적자를 낸 이유는 경기불황에 해양플랜트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 조선사들의 추격이 빨라지자 대형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 수주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설계 경험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설계 능력이 없어 비용 예상도 못하고 건조기간 계산도 잘못했다. 결국 설계능력의 한계로 해양플랜트 건조작업에 막대한 비용이 들었고 적자란 꼬리표도 달았다.

조선업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투자자에게 수주 공시는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6일 현대중공업이 장중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로부터 일부 정유공장 건설공사에 대한 낙찰 통지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그럼에도 이날 현대중공업 주가는 2% 넘게 떨어졌다. 지난달 31일에도 삼성중공업이 유럽 선주로부터 4460억원에 수주한 탱커 3척의 건조작업이 진행됐다고 공시했음에도 이달 3일 주가는 4% 가까이 급락했다.

조선업의 불통은 철강·건설사 등 관련산업에도 튀긴다. 해양플랜트 건조작업이 지연되면서 선박용 후판 수급에도 문제가 생겼다. 포스코 동국제강 등 철강기업들의 상반기 후판 판매 매출도 전년대비 최대 15%까지 급감했다.

일부 건설사들도 조선사들의 소극적인 수주 작업으로 동반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조선업종은 하반기에도 적자 흐름을 되돌리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선업종은 면밀한 준비와 진지한 검토없이 성급하게 추진하다보니 오히려 대규모 적자란 부작용을 낳았다. 이런 부작용으로 이전만 못한 이른바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 금의야행이 되고 말았다.

일각에선 정부 예산으로 건조를 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일반 기업의 경영 실패를 세금으로 지원해주는 건 무리다. 이번 일을 계기로 조선사들은 미래 성장산업을 결정할 땐 충분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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