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회사채가 아시아 다른 국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전 세계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다만, 많은 중국 기업들이 약한 펀더멘털에도 지방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어 이에 따른 리스크를 경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BS를 인용, 중국의 투자등급 회사채 금리가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보다 1.92%포인트 높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한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미 국채 대비 스프레드(금리격차) 1.05%포인트보다 높은 수준이다. 인도와 말레이시아 회사채의 미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각각 1.86%포인트와 1.37%포인트인 것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에드윈 찬 UBS 아시아 신용 리서치 헤드는 "중국 채권은 발행량이 많아 변동성도 크다"며 "지금과 같은 공급물량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스프레드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중국 기업들이 발행한 달러화와 유로화 표시 채권은 총 738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5% 늘어난 수준이다. 또 올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발행된 투자등급 회사채의 2/3가량은 중국 회사채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중순 이후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아시아의 회사채 금리는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회사채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은 중국 기업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감과 동시에 중국 정부가 기업들로 하여금 자금조달 창구를 은행에서 주식이나 채권 등 자본시장으로 돌리도록 독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경제뇌관으로 떠오른 지방부채 해결을 위해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최소 6개 지방정부투자기관(LGFV)이 39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높은 금리로 해외로 발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성장률 둔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폭락과 위안화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경우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채무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많은 중국 기업이 약한 펀더멘털에도 중국 정부의 지원에 투자등급을 받고 있어, 높은 금리의 중국 회사채에 대한 무작위 투자는 큰 투자 리스크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버딘 에셋 매니지먼트 아시아 리미티드의 캐롤 위안 애널리스트는 "많은 투자자들이 LGFV가 발행하는 높은 금리의 회사채의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의 하시 아가왈 아시아 신용 리서치 헤드는 "중국 기업들 특히 지방정부 소유의 국유기업들 상당수는 펀더멘털로만 평가할 때 정크등급으로 하향조정돼야 한다"면서 "단지 정부의 지원 때문에 (회사채가) 현재의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S&P는 중국 부동산 업체인 '수창지업'의 투자등급을 지방정부의 지원을 고려해 'BBB'로 평가했으나, 만약 지방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등급은 'BB'로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