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이틀 연속 '쇼킹한' 고시환율... 中에 과연 '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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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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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방직·철강 등 수출업계 '웃고' 항공·부동산·유커 '울고'

  • 중국 파격적 위안화 평가절하...진짜 환율 시장화인가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이틀 연속 파격적인 고시환율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인민은행은 "수출기업 부담을 덜어주고 환율 시장화를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지만 중국 국내 업계 표정도 완전히 엇갈리는 모양새다.

인민은행은 11일 이례적인 규모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이날 달러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은 전장인 10일 대비 1.86% 오른 6.2298위안이었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2%가량 절하됐다는 의미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에 12일에도 위안화 가치 1.62%를 또 다시 낮추며 6.3306위안의 기준환율을 고시했다.

중국 당국은 위안화 강세로 인한 수출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한 부양책이자 당국의 입김이 작용하던 환율의 시장화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중국 수출이 달러대비 전년 동기대비 8.3% 하락하고 제조업 경기지수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임계점인 50을 밑돌며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 이유다. 하지만 이를 두고 중국 국내 업계간의 표정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우선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던 방직 철강 등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기업은 최대 수혜주로 주목됐다. 비용부담이 줄어들면서 수익이 늘어 경영난을 타개할 수 있는 활로를 찾은 때문이다. 특히 과잉생산력으로 내리막길을 타던 철강업계는 환한 표정이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외채비중이 큰 항공, 부동산 등 업계는 한숨을 쉬고 있다.

자오칭밍(趙慶明) 국제금융문제 전문가는 "항공회사의 경우 항공기 구입을 위해 거액의 대출을 받아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구입금액의 70~80%는 대출, 그것도 달러대출로 충당하고 있다"면서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가 항공사 부채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증시 급등락 속에서도 상승세를 지속했던 항공주가 위안화 평가절하 소식이 나온 11일 폭락했다. 에어차이나는 5.97%, 동방항공과 남방항공은 모두 7%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부동산업계 표정도 어둡다. 우선 올해 디폴트(채무불이행)이 선언된 중국 중견 부동산개발업체 카이사(佳兆業)그룹의 채무상환 부담이 더욱 커졌다. 앞서 카이사그룹은 2012년 5년물 달러화 채권 2억5000만 달러의 12.9%에 상당하는 이자를 갚지못해 올 3월 디폴트가 선언됐다. 9월 다시 이자상환 만기를 앞두고 있는 카이사그룹은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로 이자부담이 500만 달러가 늘었다.

해외자본 '철수'로 중국 부동산 시장에 드리운 그늘이 짙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신경보는 시장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해외에서 중국 부동산시장으로 몰려든 자금이 이번 평가절하로 발을 뺄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위안화 강세에 해외로 발길을 재촉했던 유커(관광객)들도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양옌펑(楊彦峰) 중국관광연구원 부연구원은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인 유커의 해외관광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위안화 평가절하는 여행사 경비부담을 높여 각종 해외관광상품 가격의 인상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커의 해외시장에서의 소비는 물론 해외직구 시장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인민은행의 조치가 위안화 국제화에 긍정적인 조치인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인민은행은 11일 기준환율 결정에 전일 마감가, 시장조성자 주문가격 등을 반영하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중국은 환율 변동폭을 기준환율의 2%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었던 만큼 표면적으로는 환율 시장화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함께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이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문턱이 낮아졌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오히려 '시장의 요구'라는 명분으로 중국 당국이 상시적으로 환율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통로를 연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오히려 개입도를 높여 시장화를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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