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대형 철도사고의 기준이 사망자 10명에서 5명으로 낮아지고 최대 과징금은 1억원에서 30억원으로 강화된다. 해당 공기업 사장에 대해서는 해임을 건의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철도안전 혁신대책'을 12일 발표했다.
철도는 1회 최대 1000여명의 대규모 인원을 수송하는 안전한 교통수단이나 최근 노후화된 시설과 차량의 증가, 고속철도 운행 등 여건변화로 사고 발생 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운영자의 철도사고에 대한 책임이 강화된다. 대형 철도사고 발생 시 과징금을 현재 1억원 이하에서 30억원으로 대폭 늘고, 코레일 사장 등 해당 공기업 사장에 대해서는 해임을 건의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대형 철도사고 기준도 철도사고 사망자 10명에서 5명으로 축소했다.
또 '안전투자 공시제'를 도입해 운영자들이 외형적 경영 개선에 치중해 국민안전과 직결된 노후차량, 안전설비 투자에 소홀하지 않도록 매년 운영자의 안전투자 규모를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인명 피해사고 등 중대사고에 대한 가중치 부여 등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 안전분야에 국민의 안전체감도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운영자에 대한 책임 강화와 함께 안전관리 우수사업자는 철도안전 우수사업자 지정, 선로사용료 감경 등의 인센티브를 마련해 자발적으로 안전관리 체계가 정착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철도차량의 경우에는 제작에서 폐차까지 생애주기 관리 체계를 도입한다.
철도차량 정비의 안전성, 전문성 강화를 위해 시설·인력 요건을 갖춘 업체만이 철도차량 정비를 할 수 있도록 '철도차량 전문정비업'을 신설하고, 전문 종사자 육성을 위한 '철도차량 정비사 자격제'도 도입한다.
그간 운영자별로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던 철도차량(2만2878량)은 '철도차량 등록제'에 따라 국가에 등록, 정부가 체계적으로 안전을 관리한다.
이와 함께 '철도차량 검사제'를 도입해 제작 단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가 미흡했던 차량 운영 단계의 차량관리를 강화하고, 주기적 검사를 통해 임의적 구조변경 등으로 인한 안전위해 요인을 사전에 차단한다.
실행 방안으로 철도차량의 정비·사고 이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 이력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후철도 차량의 조기 교체를 위한 정밀진단 실시, 정부 등의 지원을 추진한다.
아울러 건설 위주의 철도투자에서 갱신투자의 확대로 변화하는 기조를 반영해 '중장기 철도시설 개량계획'을 수립하고 투자평가 개선, 투자 재원과의 연계 강화 방안 마련 등을 통한 안전투자 확대도 지속 추진한다.
이밖에 철도보안 및 종사자 음주단속 강화, 철도관제센터의 안전상황 관리·감독 강화 등도 진행한다.
상대적으로 대비가 미흡했던 테러·방화 등 열차 내 중요 범죄에 대해서는 주요 거점역을 중심으로 선별적(Spot·Random방식) 보안검색을 시범 실시하고, 추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반·고속철도 및 도시철도에서 철도경찰대, 철도안전감독관을 통한 불시 음주단속·점검을 강화하고, 음주금지 대상 종사자도 기관사, 관제사 등에서 철도차량 및 시설 점검·정비업무 종사자로 확대한다.
철도공사에 위탁운영 중인 철도관제센터는 철도공사 위주의 운영방식에서 국토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개편한다. 도시철도 등 14개 운영기관의 안전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철도안전종합상황실' 신설도 추진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차량·시설의 노후화 등 여건 변화에 대응하고, 관행에 의존한 업무방식을 개선하는 등 그간 100여년 간 안주해온 철도안전 제도를 개선한 것"이라며 "과제들의 내실 있는 추진이 중요한 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도록 철도차량시스템 육성법 등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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