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평가 절하]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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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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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추가 절하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세구 기자 k39@aju]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중국이 이틀 연속 위안화 가치를 절하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안화 평가 절하는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이어지고, 여기에 한국의 원화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단 원화가 절하되면 한국 수출의 가격 경쟁력도 올라간다. 여기에 위안화 평가 절하로 중국의 수출이 늘어나고 중국의 경기가 정상적인 회복 궤도에 오르면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도 늘어날 수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우리의 대중(對中) 수출은 중간재가 대부분인 만큼 우리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정부 측 기대와 달리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가 커진 만큼 오히려 우리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깎아먹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중국의 제품 경쟁력은 한국에 뒤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과 경합하는 중국 제품들이 늘어났다. 일본시장에 이어 미국시장에서도 한국과 중국 제품의 수출 경합도가 높아지고 있다. 수출 경합도는 특정시장에서 경쟁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한·중 수출경합도는 지난해 0.346으로 2010년 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한·일 경합도가 0.517임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 추가 절하는 중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우리 상품을 밀어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상당히 올라 한국 제품과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위안화 절하가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13일 열릴 8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 전망이 대다수지만 분위기상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론이 소멸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위안화 절하가 장기적으로 국내 환율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한은도 추가 부양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시장의 불안 증대에 따른 영향도 걱정거리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가 본격적인 환율전쟁으로 번질 경우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우리는 견조한 경상수지 흑자 덕에 국외투자 확대를 유도할 정도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지만 외국인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은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하 조치로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가능성은 더 커졌고, 신흥국 통화표시 자산 매력도 저하될 것"이라며 "신흥국으로부터 자본이 이탈할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위안화 절하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원화와 아시아국가 통화가 비슷한 흐름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원화 변동성이 더 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당분간 위안화 절하 추세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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