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본사사옥 매각을 필두로 고강도의 자구안을 마련한 가운데 해외 계열사 매각이 반쪽짜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1일 자구안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내용은 조선·해양과 무관한 국내·외 자회사는 전부 정리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중국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하고, 루마니아 대우망갈리아조선소에 대한 사업규모 축소 검토에 나선다는 것이 골자다. 또 비핵심 자산으로는 마곡산업단지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와 서울 본사 사옥 매각 등도 언급됐다. 일각에서는 합정동 사옥도 매각 대상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 블록공장은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 일부 지분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망갈리아 조선소는 사업 규모를 줄여 모회사의 지원 없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조선업계는 1조원의 추가손실이 예상되는 망갈리아 조선소의 완전 매각이 이뤄져야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루마니아 정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완전 매각이 아닌 사업축소라는 카드를 꺼넨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997년 지분 51%를 투자해 루마니아 정부와 망갈리아 조선소를 설립했는데 이후 루마니아의 10대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성공적인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수년 째 만성 적자에 허덕이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키는 골칫거리로 전락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자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도 발목을 잡고 있어 하루빨리 청산해야 하는 비핵심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감이 없는 망갈리아 조선소의 사업축소 방침은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 개선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상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정성립 사장의 의지 확인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망갈리아부터 처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매물로 내놓는다 해도 과연 누가 사갈지부터 봐야 한다. 또 루마니아 정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매각이란 단어를 쉽사리 꺼넬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수년째 적자를 기록중인 만큼 주인 찾기가 어려워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 사업축소라는 카드를 꺼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 마곡지구 개발사업도 서울시와의 관계가 얽혀있고, 연구개발(R&D)의 허브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온 만큼 재검토만 이뤄질 뿐 사업축소는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내놓는 매각 카드는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각이 진행된다 해도 사갈 사람이 없다”면서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카드가 나올 수 있는 만큼 대우조선 내부에서는 불안감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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