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노동시장 개혁이 새 국면을 맞았다. 12일 정부가 노동시장 개혁의 마지노선을 ‘연내’로 정한 데 이어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노동특위)도 ‘청년 구직자 간담회’를 열면서 본격적인 노동시장 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정이 각각 고강도 압박과 소통 카드를 들고 ‘속도전’과 ‘여론전’ 전개에 나선 셈이다.
반면 야권은 정부·여당의 노동시장 개혁에 맞서 재벌개혁을 전면에 내걸었다. 두 개의 전술로 나선 당·정과 ‘재벌 대 서민’ 프레임으로 맞불전을 전개하는 야당의 벼랑 끝 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政, 노동시장 개혁 ‘先공공→後민간’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 지침 완화 △일반해고 요건 지침 등이다. 독일의 ‘하르츠’ 개혁을 한국판 모델로 변경, 구조개혁의 터를 닦겠다는 것이다.
추진 전략은 ‘투 트랙’을 통한 시간차 접근이다. 화약고인 임금피크제의 ‘속도조절’을 천명하면서도 공공부문에 대해선 ‘고강도 압박카드’를 꺼냈다. 실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공공기관 임금 인상률 차등 적용”을 천명했다.
앞서 정부 내부에선 “노사정위원회 재가동이 우선”이라며 해고요건 완화 등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이는 노사정위의 핵심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복귀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시간차 접근을 통해 ‘여론 달래기’에 나서면서도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정규직法, 노동개혁 2R 핵심 변수…왜?
눈여겨볼 대목은 노사정위의 핵심 의제다. 정부가 일반해고 요건 지침의 속도조절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에서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복귀한다면, △비정규직 보호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등을 둘러싼 기 싸움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야권과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는 ‘기간제법 개정’(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과 ‘파견법 개정’ 등이 협상 과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일부 어젠다를 후순위로 미룬 것을 놓고 기간제법 등을 처리하기 위한 ‘전략적 후퇴’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이 노동시장 개혁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도 공조행보에 나섰다. 당 노동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청년 구직자 간담회를 열고 2030세대와 소통에 나섰다. 노동특위 위원장인 이인제 최고위원은 청년실업률이 일반실업률 대비 3배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더는 방치할 수 없는 혁명적 상황”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노동특위는 13일 경영계와 간담회를 한다.
야권의 전략은 맞불전이다. ‘원칙론’(사회적 대타협기구 구성)을 고리로 대여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재벌개혁을 전면에 내걸고 △순환출자 금지 △법인세 인상 등으로 파상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야권 한 관계자는 “진짜 노동개혁은 재벌개혁”이라고 대대적인 대여공세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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