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집트에서 납치한 크로아티아 인질 남성 참수 장면이 담긴 사진을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IS 이집트 지부를 자처하는 이슬람 무장단체 ‘시나이지방’은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크로아티아 인질의 참수 직후 장면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지난 5일 이 인질의 살해 예고를 하고 나서 1주일 뒤 참수 장면을 공개한 것이다.
사진에는 모래사막을 배경으로 목이 잘린 인질의 처참한 모습과 그 시신 주변에 IS 깃발과 칼이 꽂혀 있는 장면이 나타났다. 또 사진 아래에는 ‘이 나라(이집트)가 IS와 전쟁에 참여하고 데드라인이 끝나 크로아티아 인질을 살해했다’는 내용의 자막이 포함됐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숙의했다. 크로아티아 외무부는 이집트에서 IS에 납치된 크로아티아인 토미슬라프 살로페크(30)의 사망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으나 크로아티아 총리는 몇 시간 뒤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집트 내무부 대변인은 “크로아티아 인질 뉴스를 온라인에서 접했으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오전 카이로 외곽에서 크로아티아인 살로페크가 괴한에 납치됐다. 이후 IS는 지난 5일 인터넷을 통해 배포한 영상에서 이집트 교도소에 수감된 무슬림 여성들을 48시간 내 석방하지 않으면 크로아티아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IS가 이집트에서 납치한 외국인을 공개적으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영상에서 자신을 살로페크라고 밝힌 남성은 연갈색 죄수복을 입은 채 무릎을 꿇고 있고, 복면에 흉기를 든 무장대원이 뒤에 선 모습이 담겼다. 이집트 당국은 이 영상에 나온 남성의 신원이 살로페크가 맞다고 확인했다.
살로페크는 외국인이 주로 사는 카이로 마아디 지역에 있는 프랑스 에너지 회사 CGG의 직원으로 피랍 당일 차를 타고 출근하던 길에 괴한에 납치돼 행방불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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