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폭스 뉴스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뉴욕에서 발생한 레지오넬라균 감염 피해가 뉴욕시 질병 역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유명 다국적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11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동쪽으로 40km가량 떨어진 지블런에 있는 공장 냉각탑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돼 공장을 폐쇄 조치했다고 밝혔다.
GSK는 성명에서 "공장 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며 "다만 냉각탑은 제품 생산 시설과는 전혀 접촉이 없는 시설"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그러나 냉각탑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로 인해 직원이나 생산 제품에 균이 노출됐을 위험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이번 레지오넬라균 검출과 관련해 발병 사례가 보고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12일 현재 뉴욕시 사우스 브롱크스에서 발생한 레지오넬라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12명으로 늘었다. 이 병의 감염자는 113명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는 뉴욕시 질병 역사상 최악의 피해 규모라고 미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피해가 확산하자 뉴욕시 당국은 지난 주 시 전역을 대상으로 빌딩내 냉각탑에 대한 의무검역을 시행한다는 응급처방을 내놓았다. 이번 레지오넬라 사태가 일부 빌딩의 냉각탑 오염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뉴욕 시내에서 냉갑탑을 갖춘 빌딩들은 보건 전문가를 고용해 21일까지 반드시 냉각탑 안전점검을 마쳐야 할 뿐 아니라 같은 기간 내에 의무적으로 냉각탑을 소독해야 한다. 단, 최근 30일 사이에 유사한 검역과 소독 절차를 마친 빌딩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12일 현재까지 브롱크스의 냉각탑 가운데 13개가 레지오넬라균에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는 사람의 이동이 많은 호텔과 병원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어느 것이 세균을 직접 전파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레지오넬라균은 박테리아의 일종으로 주로 호텔, 종합병원, 백화점 등의 대형 빌딩의 냉각탑, 수도배관, 배수관 등의 오염수에 서식한다. 레지오넬라균이 호흡기를 통해 몸속에 들어와 발병하는 레지오넬라병은 2~12일 가량의 잠복기를 거친다.
레지오넬라병은 사람 간에 감염이 전파되는 감염병은 아니지만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서 발생률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 일반적인 사망률은 대개 15%선이지만 노인 등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의 사망률은 치료를 못 받은 경우 8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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