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비운의 장남'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중국서 별세'…84세의 삶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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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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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병철 삼성회장의 상속 문제와 관련 '형제의 난'을 겪었던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왼쪽)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간의 상속 분쟁 당시 YTN 방송 캐처 화면.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84) CJ그룹 명예회장(전 제일비료 회장)이 14일 중국에서 지병인 암으로 별세했다.

CJ그룹은 14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14일 오전 9시 39분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숨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맹희 전 회장은 이건희(73) 삼성그룹 회장의 형이자,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55) CJ그룹 회장의 부친이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12월 폐암 2기 진단을 받고 폐의 3분의 1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말 암이 부신(콩팥 위에 있는 내분비 기관)으로 전이돼 일본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았고, 2014년에는 암세포가 혈액을 통해 림프절로 전이됐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다시 중국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는 등 투병생활을 해왔다.

이 전 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3남 5녀 가운데 장남이었지만 후계 구도 싸움에서 밀리며 동생인 3남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그룹 경영권을 넘기고 제일제당을 물려받아 독립했다.

CJ로 이름을 바꾼 제일제당은 현재 이맹희 전 회장의 장남인 이재현 회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2012년 2월 아버지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몰래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며 7000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해 이목을 끌었다.

이후 양측의 소송은 삼성그룹과 CJ그룹의 갈등으로 확전하는 모양새를 보이며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올랐고, 이맹희 전 회장은 이후 이병철 회장 선영 출입문 사용 문제 등을 놓고도 삼성가와 갈등을 빚어 왔다.

하지만 1·2심에서 연달아 패소한 이맹희 전 회장이 2014년 2월 상고를 포기하고, 그해 8월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선처를 부탁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내자 양측이 '해빙무드'로 돌아섰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이 전 회장은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주위의 만류도 있고, 소송을 이어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간 관계라고 생각해 상고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송기간 내내 말했던 화해에 대한 진정성과 관련, 더 이상 어떤 오해도 없기를 바란다"며 "소송으로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한 것 같고, 가족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이건희 회장 측 윤재윤 변호사는 "원고 측의 상고포기로 소송이 잘 마무리된 데 대해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이건희 회장은 가족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고, 가족간 화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관련 소송에서 진 이 전 회장이 법원에 납부한 인지대는 1·2심 통틀어 총 171억여원에 달했다. 변호사 선임 비용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의 아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운용하면서 2078억원의 횡령·배임·탈세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 기소된 뒤 신장 이식 수술과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만성신부전증, 고혈압, 고지혈증과 함께 손과 발의 근육이 위축되는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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