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2분기 항공업계의 실적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전반적인 부진을 한 가운데 올 상반기 항공사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상반기 대한항공은 187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위 항공사의 면모를 유지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140억원의 영업손실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매출액이 큰 제주항공은 30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이용객(출발 및 도착여객)의 수는 4350만명(국내선 1320만명, 국제선 3030만명)으로 전년 대비 13.4% 늘어났다. 지난 5월 발생한 메르스 여파로 6월 이용객 수는 급감했지만 5월까지 항공사들의 운항확대와 중국과 동아시아 방한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늘어났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이 발표한 상반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 5조6572억원, 영업이익 187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구성은 국제여객 부문이 전체의 54%로 가장 많고, 화물(24%), 부대수익(9%), 항공우주(9%), 국내여객(4%) 부문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상반기 매출액 2조5552억원, 영업손실 14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 78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중단거리 노선에서 메르스로 인한 여행객 감소와 LCC의 노선 증편에 따른 경쟁 심화의 영향으로 큰 폭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항공사는 상반기 유가 하락 영향으로 유류할증료 수익은 줄었지만 연료유류비가 큰 폭으로 줄어 영업비용을 절감했다.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유류비는 1조542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89억원) 대비 25% 감소했고, 아시아나항공의 유류비는 717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02억원) 대비 29% 감소했다.
또 상반기 대한항공의 유상여객 킬로미터(RPK·항공 편당 유상승객 숫자에 비행거리를 곱한 것의 합계)는 348억2000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327억2000만 ㎞명 대비 6%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RPK는 190억79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8% 늘어났다.
RPK는 유료 탑승 승객수에 전체 비행거리를 곱한 수치로 항공회사의 규모를 보는데 유용한 지표다. 규모 면에서 수위를 다투는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의 지난해 1~6월 RPK는 1394억3863만 ㎞명이다.
LCC 중 가장 매출이 큰 제주항공의 상반기 매출액은 2868억원, 영업이익은 307억원이다. 제주항공의 RPK는 38억83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29억8600만㎞명 대비 30% 증가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비행기 네 기를 도입하고, 한 기를 반납해 총 세 기가 늘었다. 또 지난해 10월 인천~사이판, 12월 인천~오키나와, 인천~하노이 노선을 신규로 취항하고, 올해 부산~괌·후쿠오카·오사카·타이베이 등 노선을 추가하는 등 노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제주항공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7억원에서 323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 2010년에 기록했던 누적 결손을 해소하고 26억원의 이익잉여를 실현했다. 또 제주항공은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방학 및 추석 연휴기간 내국인 여행객 수요 증가와 메르스 종식으로 인해 수요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다”면서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외화부채 평가손실이 발생해 당기순이익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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