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 특명' 최태원 SK 회장, 추락하는 수출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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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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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주말 출근해 경제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SK 제공]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경제살리기 취지로 광복절 70주년 특별 사면을 받은 최태원 SK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이번 특사에서 재계 유력 총수 중 유일하게 사면을 받은 최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원포인트’ 사면과 닮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치공세를 무릅쓰고 사면한 이건희 삼성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을 쏟았다. 사면 후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직에 복귀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참석을 시작으로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1년 반 동안 11차례 해외 출장을 강행하며 평창 유치에 힘을 보탰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평창 유치 성공 후 “좀처럼 감정을 내비치지 않던 이건희 회장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이 보였다”며 “원포인트 사면으로 그가 그동안 평창 유치에 얼마나 큰 부담을 느끼고 마음고생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전 대통령과 이 회장 모두 부담이 컸던 사면은 이렇게 극적으로 귀결됐다.

지난 2년 반 동안 유지해왔던 ‘기업인 사면 불가’ 원칙을 스스로 깬 박근혜 대통령도 그 부담을 덜어 줄 경제살리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이 부담을 이겨내고 경제살리기 사면 명분을 살릴지 주목된다.

◆ SK 반도체‧석유, 수출 반전 요소
국내 수출 부진이 계속되는 등 저성장이 고착되는 최근 경제 기류가 이번 경제인 특사의 배경이다.

올 상반기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5% 감소했다. 특히 중국이 수출중심에서 내수중심으로 바꿔 수입이 둔화되며 대중 수출이 감소했고, 엔저 영향으로 대일 수출도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구조적 수출 부진 요인이 대두되고 있어 우려가 높다.

이 가운데 SK는 국내 수출 대표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수출 반전을 꾀할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의 복귀가 SK 수출의 강력한 모멘텀으로 꼽힌다.

실제 1997년 SK의 수출비중은 30.8%였으나 최 회장이 취임하고 글로벌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취임 10주년인 2008년 70%를 넘었다.

최 회장이 2013년 1월 법정구속되기 전 2012년에는 SK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당시 SK 수출액이 국내 전체 수출액의 10%가 넘었다.

최 회장의 결단으로 SK그룹에 편입된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실적을 연이어 갱신하며 수출 역군으로 성장했다.

최근 반도체는 인텔과 마이크론의 차세대 메모리칩 합작, 중국의 마이크론 인수설 등 글로벌 합종연횡 기류 속에 D램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등 메모리 시장의 과점적 호황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최 회장이 연구개발(R&D)이나 인수합병(M&A) 등 대형 투자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이미 반도체 소재 기업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다른 수출 주축인 SK이노베이션은 북미지역 셰일광구 등 시추리그 자산 인수를 통해 신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저유가에 타격을 입은 북미 자산이 저렴한 매물로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이를 통해 석유 수출과 함께 국가 에너지 자원 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

◆ 사회적기업 생태계 재가동
경제인 사면을 질타하는 부정적 시선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SK의 사회공헌 성과도 필수적이다.

이와 과련 SK그룹은 사회적기업 및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과 일자리창출 계획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최태원 회장이 관련 책을 써내고 사재를 출연해 사회적기업 지원 창업투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플랫폼을 제시해 사회 문제 해결의 근본적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SK가 지원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벌써부터 지원 대상 중소‧벤처기업이 법인을 설립하거나 수출기업으로 성장하는 등 전국 센터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는 또 최근 청년 창업과 취업경쟁력 확보를 지원하는 장기 일자리 프로그램도 내놨다.

한편, 지난 14일 2년7개월 동안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최태원 회장은 휴일도 잊은 채 이틀째 출근하며 경영진과 경제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부터 그룹의 위기극복 현황과 국가 경제 활성화 기여 방안,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 대해 설명을 받고 이에 대해 토론했다고 그룹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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