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상무부가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롤리오시 멕시카노스 (페멕스)가 멕시코 중질유를 미국산 경질유 (WTI)와 교환하자는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익명을 요구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이번 합의에 따르면 따르면 페멕스는 하루 최고 10만 배럴의 WTI를 미국으로 받게 된다고 밝혔다. 대신 페멕스 측은 멕시코산 중질유를 미국에 제공한다. 이로서 교환의 형식이기는 하지만, 미국은 지난 70년대 원유수출 금지조치 이후 처음으로 원유를 수출하게 된다.
미국은 지난 1975년 에너지 보호법을 제정해 미국산 원유 수출을 금지해왔다. 현재 정유된 휘발유와 등유 등을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캐나다 정유회사들만 유일하게 미국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약 10여개 국가들이 미국에게 원유 수출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면서 "이번 멕시코와의 합의도 엄밀히 따지면 수출이 아닌 교환"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치가 미국 원유수출 금지해제 위한 신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14일 (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해 7월과 12월 최소한만 정제한 초경질원유(콘덴세이트)의 일부 수출 허용한 바 있다면서 최근 1년간 연달아 수출금지 완화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동안 미국 석유업체들과 이들의 후원을 받는 공화당의원들은 꾸준히 원유수출 금지법안 폐지를 앞장서서 주장해 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WSJ)은 미국 하원이 이르면 9월 중 미국산 원유의 대외수출을 전면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지난 10일 (현지시간) 보도한 바 있다. WSJ에 따르면, 하원은 9월초쯤 미국산 원유의 해외수출금지 해제법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미국의 원유수출이 본격화 될 경우에는 국제 유가는 더욱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남미와 중동 산유국,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처럼 거대 석유업체를 보유한 국가들의 반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