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장남의 프리미엄보다 차남의 경영 능력이 더 통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20일 이상 지속된 경영권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신 회장은 사실상 신격호 총괄회장의 뒤를 이어 한국과 일본 롯데를 아우르는 1인 왕좌에 오르게 됐다.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롯데그룹에 입사한지 25년 만이다.
신 회장은 17일 오전 9시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에 위치한 테이코쿠(帝國)호텔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당초 제시했던 기업 지배구조 개선(경영지도체제)과 사외이사 선임(사회규범 준수) 등 2개 안건을 참석 주주 과반 이상 찬성으로 단 20분 만에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에는 경영권 분쟁의 주동자였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참석했다. 모종의 반격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시도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홀딩스 관계자는 "주주총회는 신동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현재의 경영진이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을 보다 향상시키겠다"며 "동시에 보다 투명성이 높은 규범 경영을 계속해서 철저히 추진하는 것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에서 통과된 두 가지 안건은 신 회장이 지난 11일 대 국민 사과 기자회견 때 밝힌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개선'이다.
신동빈 회장은 주총을 마친 직후 "최근 롯데그룹의 이사 해임 문제로 인해 한국, 일본의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며 "이번 임시 주총은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태(경영권 분쟁)를 조기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사외이사 선임과 규범 준수를 강화하기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회사의 경영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L투자회사 대표 취임·등기 등과 관련,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격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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