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고기와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우울증 증상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부산 대동병원·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은 2010~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19세 이상 성인 9717명을 대상으로 식사 행태와 우울증상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식품 63종의 1년간 섭취빈도와 주성분을 분석해 한국인 식사행태를 △서양식(육류·튀긴 음식·탄산음료·라면·아이스크림 선호군) △한식(채소·해조류·생선 선호군) △채식(과일·채소·잡곡류·콩·유제품 선호군) 등 세 가지로 나눴다.
또 2주 이상 연속적으로 우울감이 있는 경우를 '우울증상'으로 분류하고, 다른 질병 요인을 배제한 채 식사행태와의 상관성을 살폈다. 전체 대상자 중 우울증상 경험자는 12.6%였다.
분석 결과 고기 등 서양식 식사를 즐기는 사람의 우울증상은 기준치보다 1.15배 높았다. 특히 과체중 그룹에서는 이 수치가 1.53배까지 상승했다.
연구팀은 채식 식단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C, 비타민E,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산화스트레스와 염증반응에 의한 우울증상을 줄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반해 서양식에는 항산화물질과 엽산이 부족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신경보호 효과 줄어들어 우울감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배은진 대동병원 가정의학과장은 "식사행태와 우울증상의 통계상 상관관계가 관찰됐지만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언하기에는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채소와 잡곡, 콩류를 주로 섭취하는 방향으로 식사행태를 바꾼다면 우울증상의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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