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주 위안화 가치를 크게 절하하면서 철강 등 세계 금속시장이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은 과잉생산력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국 금속업계가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호기를 틈타 수출량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17일 전했다. 결국 위안화 평가절하가 세계 금속시장의 공급량을 늘리고 가격하락을 유발해 각국간 출혈경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중국산 저가 철강 등 금속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각국 철강업계는 이미 타격을 받은 상태다. 중국 철강 등 금속업계는 올 들어 수출량을 크게 늘렸다. 과잉생산능력으로 인한 경영난을 세계 시장 저가공세를 통해 해결해보겠다는 계산이다.
시장정보업체인 시티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중국 철강 수출량은 6213만t으로 전년 동기대비 26.6%, 중국 알루미늄 수출량은 287만t으로 전년 동기대비 28.8% 늘어났다.
이에 따라 세계 철강, 알루미늄 등 시장이 공급과잉 국면을 맞게됐다. 저가 중국산을 상대하기 위한 가격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격인하로 시장파이를 유지하더라도 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밀려드는 중국산 저가 철강 등에 대한 각국의 방어전 시작되는 분위기다.
WSJ에 따르면 저렴한 중국산 철강이 몰려들면서 미국 주요 철강사들이 가격인하, 공장폐쇄, 인력감축 등을 선택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 철강사들이 국제무역위원회 등 당국에 중국 철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부과를 요구하는 등 거센 반발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럽은 이미 저가 중국산 철강의 시장진입 문턱을 높인 상태다. 지난 5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등 철강제품에 관세부과를 선언했다. 인도는 올 들어 무려 두 차례나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인상에 나섰다.
이같은 상황에서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세계 각국의 중국 철강 등 금속업계에 대한 불만은 물론 반덤핑 징벌성 관세를 부과하라는 목소리를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큰 폭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수출기업의 비용부담을 줄여 부양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호주 ANZ은행은 "중국이 원하는 수준의 수출 활성화 효과를 얻으려면 추가 절하는 필수"라며 "하지만 이는 철강 등 급속업계 수출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세계 각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장애물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승자없는 '치킨게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안화 추가 절하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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