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거센요동과 함께 불안한 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증시에 거물급 부동산 기업이 과감히 뛰어들어 주목됐다.
중국 국무원 직속 통신사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중국 대표 부동산개발업체인 뤼디그룹(綠地集團)이 18일 우회상장을 통해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이날 전했다. 올해 4월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상장 승인을 받은지 4개월, 우회상장 준비에 돌입한지 1년여 만에 얻은 결실이다.
뤼디그룹은 A주 상장을 위해 상하이증시 상장사인 진펑투자(金豊投資)를 지분을 지속적으로 인수하며 통합의 절차를 밟아왔다. 18일 우회상장에 성공하면서 진펑투자의 종목명은 뤼디홀딩스(綠地控股 600606)로 변경됐다.
이날 개장가 25.10 위안 기준 뤼디홀딩스 시가총액 규모는 3000억 위안(약 55조1820억원) 이상이다. 이는 A주 상장 부동산기업 중 최고 몸값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우회상장 케이스다. 실제 유통주 규모는 115억 위안으로 향후 유통주 물량을 계속 늘려갈 예정이다.
장위량(張玉良) 뤼디그룹 회장은 18일 상장기념 행사에서 "승승장구하던 중국 증시가 힘을 잃고 중국 경기둔화 우려도 확산되는 지금 상장을 예정대로 강행한 것은 시장화를 통한 혁신으로 장기적 '승리'를 거두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지배구조의 시장화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 등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목표라고 덧붙였다.
뤼디그룹은 지난해 13년 만에 부동산 기업 매출 순위에서 부동의 1위였던 완커(萬科)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한 중국 대표 대형 부동산개발업체다.
특히 최근 해외부동산 투자에서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뤼디그룹의 해외부동산 투자규모는 200억 달러(약 23조7000억원)에 달했으며 올해는 4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뤼디그룹은 대규모 헬스케어 산업단지 조성 등 제주도 부동산 시장에 통 큰 투자를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뤼디그룹이 단독 상장이 아닌 우회상장을 택한 것은 독특한 지배구조 때문으로 알려졌다. 뤼디그룹의 지분은 상하이국유자산관리위원회과 뤼디그룹 직원이 각각 51%와 46%씩 양분하고 있었다. 나머지 3%가 톈천그룹(天宸集團)과 일반투자자의 몫이었다. 단독상장에 있어 문제가 됐던 것은 무려 46%에 달하는 직원 주주들이었다.
이에 뤼디그룹은 2013년 홍콩증시 상장 당시에도 우회상장 방식을 선택한 바 있다. 홍콩 상장사인 부동산 기업 성가오즈디(盛高置地) 지분 60%를 인수해 우회상장하고 종목명도 뤼디홍콩(00337)으로 변경했다.
뤼디그룹의 상하이증시 우회상장 방안은 지난해 3월 처음 제시됐다. 이어 6월 진펑투자 이사회가 뤼디그룹과의 인수합병 방안을 승인했고 올해 4월 증감회의 승인을 받으며 상장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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