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올해 경제성장률 3.9%를 위해 마련한 재원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중국 경제 침체,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 악재로 경기회복 마중물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경제가 대외변수로 우왕좌왕하는 사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같은 신흥국에게 경제성장률을 내줬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라는 수모도 겪었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총체적 위기라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대로 가면 대외 악재를 버티지 못하고 저성장이 고착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4분기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1분기(0.1%)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2분기 성장률은 재고증가분 0.2% 포인트를 빼면 사실상 0% 성장인 셈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2분기 0% 성장은 한국경제가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진국이나 신흥국 할 것 없이 대부분 국가의 성장률이 바닥을 기고 있지만 한국의 성장 둔화는 특히 심각하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통화 약세로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불거진 인도네시아(3.78%), 말레이시아(2.60%)보다 성장률이 낮은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결국 시장에서는 한국경제가 2분기에 사실상 제로 성장에 머무는 등 저성장이 고착화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외 악재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자들이 보는 시각은 더 심각하다. 현재 한국경제는 외환위기 때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 경제가 급락하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10개국 가운데 특히 한국의 충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한국경제가 메르스의 부정적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성장세는 여전히 미약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수출·생산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해서 낮춰 잡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내려 2.6%까지 낮췄다.
KDI가 지난달 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6% 를 제시했다. 정부(3.1%)와 한국은행(2.8%)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KDI 관계자는 “중국 주식시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세계경제 성장세를 끌어내리는 하방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중국 주식시장 불안이 지난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증가한 기업부문 부채 문제로 확대되면서 실물경제 둔화를 가속시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면 다른 신흥국의 성장세도 약화되고 수출 경로를 통해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저성장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등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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