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부를 물러받는 오너 2세’가 아닌 ‘창조하는 2세’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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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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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쿤화·가오쥔·정궈쓰·첸 샤오르 대표의 아름다운 협업

(왼쪽부터)정궈쓰 푸젠 지우지우왕 식품공업유한회사 대표, 마쿤화 허난 쥔청 외식기업관리유한회사 대표, 푸젠 리지아 건설그룹 첸 샤오르씨, 가오쥔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문래동 넥스나인 사무실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사진=넥스나인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경영권 승계를 놓고 창업주인 아버지와 2세 자식들간 벌어지는 갈등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이런 추태를 보이지 않는다. 특히 중국 기업인으로서 아버지대부터 이어온 인연을 이어받아 중국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함께 손잡고 사업을 추진하는 ‘아름다운 2세’들이 있다.

지난 14~18일 한국을 방문한 마쿤화(37) 허난 쥔청 외식기업관리유한공사 대표, 가오쥔(35) 대표, 정궈쓰(32) 푸젠 지우지우왕 식품공업유한회사 대표, 푸젠 리지아 건설그룹의 첸 샤오르씨 등 4명이 주인공이다. 20~30대인 이들 4명은 한국에서 말하는 소위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대기업 창업주의 2세들이다. 지우지우왕은 껌·사탕 부문 중국 1위 기업으로 한국의 롯데제과 이상의 위상을 자랑하는 대기업이며, 리지아 건설그룹은 중국내 약 100억위안(한화 약 2조원)의 자산과 3000여명의 직원이 있는 대형그룹으로, 사명이 다른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사업의 규모는 훨씬 크다는데 첸 씨조차도 전체 사업군을 다 모를 정도라고 한다. 마 대표도 무역업을, 가 대표도 건설·건축 분야에서 자기 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이 뭉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정 대표와 첸 씨는 아버지 대에서부터 인연을 맺어 아기 때부터 친형제처럼 지냈으며, 20년이 넘게 두 가족간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마 대표와 가 대표는 부인들이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마 대표와 첸 씨는 화중과기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함께 공부한 사이다. 창업주인 아버지부터 수십년의 인연으로 꽌시를 만들고 그 검증된 소수의 꽌시를 통해 인연을 확장하고 다음 세대까지의 인연을 준비하고 있다.

성은 다르지만 친형제 이상으로 우애가 넘쳐 보였다. 이들을 초청한 서울 문래동 넥스나인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시간에는 ‘맏형’격인 마 대표가 대답을 하고, 형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중국인들의 ‘꽌시’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국의 기업 2세들은 창업주인 아버지가 키워낸 사업을 물려받는 게 숙명이다. 경영권을 승계 받기 위해 형제간 갈등과 다툼은 물론 아버지에게도 칼을 들이대는 경우도 있다. 이들도 우리의 생각대로라면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으면 된다. 그렇게 했다. 하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사업 영역에 뛰어들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말이다.

마 대표는 “아버지 세대의 막대한 자본, 정부와의 꽌시 보다는 '창의적이고 독립적이며 장기적이며 국제적인 사업'을 하고 싶었다.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기획하고 발굴해서 실천하고자 했다. ‘부를 받는 2세’ 아닌 ‘창조하는 2세’가 되고자 하는 목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태어나 해외유학을 통해 일찍부터 국제 비즈니스에 눈을 뜬 젊은 기업인들이라면 당연히 가져볼만한 꿈이었다. 또한 일을 도모함에 있어 작게 혼자하기 보다는 함께 큰일을 해보는 것이 낫다는 측면에서 협업을 하게됐다고 한다.

4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첫 작품이 바로 허난 쥔청 외식기업관리유한공사다. 2013년 6월 설립한 쥔청은 현재 자본금이 약 500만 위안이다. 중국 및 해외 식품, 요식업, 프렌차이즈 위주로 중국내 전 지역에서 홍보, 마케팅, 지점관리, 점포운영, 점포확장 및 매장디자인 기획까지 총괄 진행하고 있는데, 대표 브랜드는 ‘버거킹’이다. 마 대표는 “뜻이 같으면 함께 투자를 하자고 했는데, 프랜차이즈가 유망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설립 2년을 갓 지났지만 쥔청은 허난 지역에 20개의 직영점을 설립, 운영중이다. 한 달에 1개꼴로 매장을 설립한 꼴인데, 3년 내에 50개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빠른 성장이다.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유명한 영국의 포르투갈식 치킨업체 체인점 ‘난도스’ 사업을 중국에서 진행키로 했다. 마 대표는 “난도스의 경우 함께 투자를 하고 사업을 잘할 수 있는 팀, 전문경영인에게 맞길 생각이다”고 전했다.

워낙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4명이 함께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프랜차이즈 사업의 세 번째 기회를 한국에서 발굴하겠다는 의도였다. 미국 유럽 남미, 오세아니아, 일본까지 수많은 해외 경험을 했지만 한국이 가장 좋다는 이들은 5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한국기업인들을 만나고 아이템을 체험했다고 한다.

이들은 창업 2세들로 부업이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벌인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새 사업을 정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하고 토론하는 것이 바로 ‘사회공헌’, 중국인들에게 자신들의 사업이 어떤 기여를 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마 대표는 “우리는 중국에서 좋은 학교를 나왔고, 해외유학을 가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을 만큼 혜택을 입었다. 우리가 받은 만큼 가난하다는 이유로 공부를 못하는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공헌 방법에 대해 늘 논의하고 있으며 학교를 지어서 빈곤한 학생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던가 교회 등을 통해 어려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뜻이 결실을 맺은 것이 영국 하로우 인터내셔널스쿨의 설립이다. 마 대표는 “영국에 직접 찾아가는 등 1년간 공을 들여서 확정됐다. 베이징, 상하이, 홍콩 등에 있는 학교를 중국 내륙지방에 처음 설립하는 것이다. 화중 화난에 하로우 인터내셔널스쿨이 설립되면 중국 내륙의 인재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끝으로, 마 대표는 “‘돈, 사람, 네트워크’ 세 가지만 있다면 어떤 분야든 도전해 볼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또한 버거킹 사업 경험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의 성공 노하우 및 비즈니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사업 노하우와 꽌시를 토대로 우리가 터득한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을 결합해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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