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시가 일제강점기 잔재 없애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일제가 세운 옛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 별관을 78년만에 허물어 세종대로 일대 역사성을 회복하는 게 신호탄이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먼저 1937년 덕수궁 궁역을 축소한 자리에 조선 총독부 체신국 청사로 지어진 국세청 남대문 별관 건물은 철거하고 그 터를 시민에게 돌려준다.
이로써 그간 국세청 별관에 가려져 있던 서울시의회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대성당의 모습이 드러나고, 덕수궁과 서울도서관 등 세종대로 일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국세청 별관 철거 뒤 이곳의 지상부에는 광장, 지하부엔 덕수궁 지하보도와 연결되는 시민문화공간 조성을 위해 현상설계공모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이달 22일 남산 북쪽 기슭 한국통감관저 터에 남아있던 일본 공사 하야시 곤스케 동상의 흔적을 이용, 새 표석을 세워 시민에게 공개한다. 이날은 1910년 8월 22일 조선 통감부 관저터에서 한일합방 조약이 체결된 지 105년 만이다.
새로운 표석인 '거꾸로 세운 동상'은 1904년 한일의정서와 한일협약, 1905년 을사늑약 체결에 앞장서며 남작 작위까지 수여받았던 하야시 곤스케 동상의 판석 3점을 갖고 만들어졌다.
광복 이후 하야시 곤스케의 동상은 파괴됐으며 국치의 땅인 통감관저터 또한 없어졌다. 다만 기록이 남지않아 위치를 찾기 어려웠으나 2006년 예장동 2-1번지에서 '남작 하야시 곤스케군상'이라 쓰여진 동상 좌대 판석 3점이 발견돼 통감관저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남원준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과거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일제 잔재 청산에도 힘을 쏟았다"며 "국세청 별관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한편 남산을 찾아 경술국치의 아픔을 기억하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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