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안을 최종 승인함에 따라, 그리스는 무리없이 첫 분할금으로 260억 유로(약 34조3300억원)를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첫 분할금의 절반인 130억 유로는 그리스에 직접 지급된다. 100억 유로는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가 관리하는 특별계좌로 이체돼 그리스 은행 체계 재구성에 활용될 예정이다. 나머지 30억 유로는 그리스가 추가 개혁조치를 이행하면 11월 말 전에 그리스 정부에 추가로 지급된다.
일단 그리스는 이 돈으로 당장 20일(현지시간) 채무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유럽은행(ECB)에 34억 유로를 우선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7월 ESM이 제공했던 72억 유로의 브릿지론(긴급 자금 대출)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지 못했던 채무를 갚는 데도 사용할 예정이다. 당시 그리스는 IMF에 돈을 갚지 못해 '연체 상태'에 놓였었다.
ESM은 성명에서 "그리스가 지급받을 구제금융 규모는 그리스가 약속한 개혁조치를 얼마나 잘 시행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개혁조치를 모두 이행하면 그리스는 3년 간의 구제금융이 끝나기 전 적절한 값을 치르고 돈을 빌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지난 2010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채권단 트로이카(유럽연합집행위원회, ECB, IMF)로부터 24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었다. 그러나 정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77%에 달해 국채 발행으로는 채무를 변제할 수 없자 3차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6월 말부터 협상을 벌여왔으나 답보 상태를 거듭하면서 여러번 결렬 위기를 맞았다. 그러던 가운데 유로존 국가들이 19일(현지시간) 그리스에 3년 동안 860억 유로(약 112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3차 구제금융안을 최종 승인하면서 구제금융 개시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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